2018년 주택 매매 시장은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 투자자 입장에서는 헤쳐나가야 할 파고가 높고 많다. 부동산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거래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2018년도 투자 유망 지역이 적지 않다. 특히 공급 부족이 계속되고 있는 서울과 각종 개발 호재가 풍부한 판교·과천 등 수도권 지역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2018년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2017년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재건축 추진 등 각종 호재들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2018년은 상황이 다르다. 당장 이번달부터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시행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했다. 기준금리 인상도 예정돼 있으며 4월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그동안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이 줄어드는 등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없다”며 “2018년은 부동산 시장이 후퇴기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도 “여러 가지 규제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의 상승 탄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2018년 한 해 부동산 시장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편으로는 부동산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투자자들이 ‘압축 투자’를 하기 때문에 핵심 지역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주택 시장에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없는 곳은 서울밖에 없다”며 우선 서울에서 투자 유망 지역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서울에서 한강변 남북벨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함 센터장은 “최근 들어 한강변 집값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향후 재건축이 추진될 압구정 지역과 그간의 소송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용산, 개발 호재가 많은 성수동 지역, 한강변에서도 가격이 덜 오른 광진구나 강동구 지역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소장도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주거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면서 동작구·마포구·용산구·강동구 등 한강변 주택의 희소가치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높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은 매물이 없어서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강남권의 주택 가격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소장도 “각종 인프라가 갖춰진 강남은 대기 수요가 풍부하다”며 “특별한 호재가 없어도 가격만 적절하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강남권 중에서는 역세권이 개발되고 신혼희망타운이 들어서는 수서 지역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과 가깝고 각종 개발 호재가 풍부한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판교·과천·하남 감일지구 등이 투자 유망 지역으로 꼽힌다. 판교의 경우 최근 경기도에서 제3판교 테크노밸리 조성 계획을 밝힌데다 신혼희망타운이 들어설 예정이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과천 지식정보타운과 하남 감일지구는 2018년 분양이 본격화되면서 주변 지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과천과 감일은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과 가까운 지역이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 등을 통해 저가 매물을 노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거액의 대출을 낀 분양권 보유자들 사이에서 한계 차주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연구원은 “2017년에는 저금리 등으로 경매 물건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2018년에는 금리 인상으로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금리 인상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하반기에 투자할 만한 매물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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