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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 한반도 핵균형 이끌 솔로몬의 지혜

서상목 동아대 석좌교수·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대북 경제·군사제재 어려운 상황

트럼프, 韓·日 핵무장 용인할 수도

정부, 脫원전 정책 신중히 재고

日만큼 핵연료 재처리권 확보를





2017년에 이어 새해도 북한 핵 문제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야기한 북한의 입장이 워낙 요지부동이기 때문에 우선 미국의 선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의 입장은 북한에 대한 유엔 차원의 경제제재에 추가해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암시함으로써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전략은 아직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향후 성공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그 이유로 우선, 경제제재만으로 오랜 기간 폐쇄경제체제를 유지하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대북 경제제재의 한계를 인식한 미국 정부는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북한 내 핵무기의 소재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전방에 배치된 300여문의 장사정포 등을 감안할 때 군사적 행동에 따른 인명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정부가 강력히 반대하는 상황에서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군사행동을 미국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서 새롭게 제기된 이슈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용인론이다. 핵무장 용인론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바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였다. 물론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후 핵무장 용인론 공약을 번복했으나 사업가 기질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은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은 핵무장 용인론에 대해 지금도 우호적 입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외교가에서 오랜 기간 금기사항으로 인식돼온 핵무장 용인론이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사실은 나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핵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중국과 러시아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의 발언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지지한다는 의미보다는 북한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이 사실이나 미국 안보정책 책임자가 핵무장 용인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에서 핵무장 용인론의 대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핵에 대한 유일한 대응은 핵이다’라는 것은 이미 역사적으로 입증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이 오래된 ‘핵무기 확산 금지’ 원칙을 깨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북제재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대북 군사행동 역시 실행하기가 불가능해진다면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한·일·대만 핵 도미노’ 논리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비록 핵무장을 대외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자제하더라도 언제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은 갖춰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는 탈(脫) 원전 정책은 신중히 재고돼야 할 것이며 일본 수준의 핵연료 재처리 권한 역시 미국으로부터 인정받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위기는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 한국은 북한 핵 문제로 인해 전쟁 발발의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의 혈맹인 미국 역시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이 바로 한국의 핵무장을 미국이 용인해주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북 군사행동을 지지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33%이나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은 40%로 상대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의 핵과 미사일 보유를 막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모범국가인 한국의 핵무장을 미국이 용인함으로써 한반도에서 핵 균형을 통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솔로몬의 지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상목 동아대 석좌교수·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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