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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리츠 시장...높이 날자꾸나

작년, 3년만에 성장세 첫 둔화

주택리츠 쏠림 기형구조 탈피

질적 성장 통해 본격 도약 채비

정부, 리츠 공모상장 활성화 속

금융기관은 리츠상품 적극 발굴





지난해 성장이 주춤했던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 시장이 올해 본격적인 도약채비를 하고 있다. 속속 설립되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들이 주택 리츠 쏠림현상에서 벗어나 오피스, 쇼핑시설 등으로 다변화된 투자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31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체 리츠 자산 규모 32조 55억원으로 집계됐다. 리츠 자산규모는 지난 2012년 9조 6,098억원에서 지난 2016년 25조 225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하며 ‘폭풍성장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작년에는 전년 대비 6조 7,7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전년 증가액(7조원)에 못미쳤다. 리츠 자산 증가 규모가 전년 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이같이 성장세가 둔화된 데는 그동안 리츠 성장을 견인해 왔던 주택리츠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정부는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를 비롯한 다양한 주택 정책의 수단으로 주택리츠를 적극 활용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주택 리츠는 16조 5,595억원으로 전체 리츠 자산의 51.7%를 차지했다. 지난 2012년 전체 리츠 자산 규모(9조 6,098억원)에서 주택 리츠(5,127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5.3%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29.8%를 기록했으며, 2016에는 45.4%까지 증가하는 등 지난 5년간 주택 리츠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현재 설립된 193개 리츠 중 49.2%인 95개가 주택 리츠다. 리츠를 주택 공급 수단으로 활용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현재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중 가장 많은 34개의 리츠를 운용하고 있다. 자산 규모도 10조 6,000억원으로 전체 리츠 중 약 33.65%를 차지한다.

리츠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세 둔화가 오히려 리츠 시장이 질적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작년부터 정부와 업계의 리츠 접근 방식이 180도 달라지고 있다. 정책 수단으로 활용되는 리츠의 한계를 인식하고 금융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우선, 신한리츠운용과 같이 공모 상장 리츠 상품 출시를 목표로 설립되는 회사도 나타나고 있다. 또 최근 NH농협금융지주도 태스크포스를 조직하고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에 나서는 등 금융기관들이 리츠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다양한 유형의 리츠 상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자산운용 업계 1·2위인 이지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리츠 AMC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SK그룹 계열의 SK 디앤디가 설립하는 리츠 AMC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작년 말 리츠 AMC 인가를 받았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향후 임대주택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공모 상장 리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출시가 예정된 공모 상장 리츠 상품도 있다. 신한리츠운용이 판교 알파돔시티 6-4구역과 신한금융그룹의 사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킬 계획이며, 코람코자산신탁은 뉴코아 아울렛에 투자하는 ‘E리츠코크렙’을 4월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들을 감안하면 올해는 2000년대 초반 도입 이후 제자리를 잡지 못한 리츠가 본격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역시 작년 10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공모 상장 리츠를 활성화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히는 등 정책적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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