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고씨와 내연녀 이모씨는 지난 8일 집 근처 지구대를 찾아 “우리 딸이 지난달 18일부터 사라졌다”며 “꼭 좀 찾아달라”고 울먹였다. 심지어 고씨는 자신이 다니는 전북 완주군의 한 공장 직원들에게 “비슷한 애를 보면 말해달라”며 실종 전단을 나눠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이들에 대해 의혹을 품을 때도 고씨는 태연함을 유지하며 되레 “협조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이 “실종 신고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추궁하자 고씨는 “딸을 잃은 내가 피해자냐 아니면 피의자냐”고 받아쳤다. 경찰이 실종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거짓말탐지기와 최면수사를 요구하자 이들은 “그런 조사는 안 받겠다”며 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29일 고씨는 경찰의 추궁 끝에 “숨진 딸을 야산에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살해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히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30일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씨와 내연녀 이씨의 어머니 김모씨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어 법원은 31일 시신 유기 혐의를 적용한 이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 고양의 양쪽 갈비뼈 3개가 골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과수는 갈비뼈 골절이 외부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소견을 덧붙였으나 경찰은 아직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기는 섣부르다고 설명했다. /전주=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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