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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피겨 페어 렴대옥-김주식, 평창 은반서 연기 펼치나

■김정은 "평창 대표단 파견 용의"...北 어느 종목 출전할까

작년 9월 출전권 따냈으나

참가 신청안해 日에 넘어가

와일드카드로 참가 가능성

쇼트트랙·스키 크로스컨트리

女 아이스하키도 파견 예상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당시 피겨 페어 동메달을 따낸 뒤 인사하는 북한의 렴대옥(왼쪽)-김주식 조. /연합뉴스




외신들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소개할 때 단골로 언급하는 것은 평창이 서울보다 오히려 북한에서 가깝다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은 북한과 맞닿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약 80㎞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열린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대회의 첫 번째 키워드로 내세우는 것도 바로 ‘평화’다. 정부와 조직위는 평화올림픽의 실현 조건으로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첫손에 꼽으며 기회가 닿을 때마다 북한의 출전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난해 중반까지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성화의 북한 방문과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을 올림픽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 이후 지난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얼어붙었던 ‘북한 참가 이슈’가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1일 기준으로 평창올림픽 개막은 39일 남았다.

김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을 언급하며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처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북측의 입장 표명을 환영한다. 새해 선물과도 같다”며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으로서 이제 역대 최고, 최대의 겨울 축제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대북 협의 등 구체적 사항은 정부와 협의해 추진할 것이며 현 상황에서 조직위 차원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한발 물러섰다. 북한이 참가하면 평창올림픽 참가국은 최대 95개국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는 그동안에도 북한 참가를 전제로 선수촌 등 편의시설과 이동 대책을 준비해왔다.

북한의 참가는 남북 대화의 물꼬로 이어지리라는 기대와 함께 북한 도발에 대한 외국 선수단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멀리는 동북아 평화의 기틀을 마련할 실마리로까지 해석된다. 북한이 실제로 평창에 온다면 어떤 선수가 참가하게 될까.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선수단’ 대신 ‘대표단’이라는 표현을 썼다. 자력 출전권을 확보해 이를 행사하기로 한 선수가 현재 ‘0명’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9월 렴대옥-김주식 조가 자력으로 피겨 페어 종목 출전권을 따냈으나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 차순위인 일본에 넘어갔다. 쇼트트랙 출전권이 걸린 월드컵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북한이 올림픽에 나서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와일드카드를 통해야 한다. IOC는 동계스포츠 약체 국가들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이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평창올림픽의 특수성을 고려해 북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위원장은 “북한이 원하면 어떤 종목이든 참가할 수 있다는 게 IOC의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IOC는 ‘올림픽 솔리더리티(Olympic Solidarity·중계권 수익으로 선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라는 제도로 북한 선수단의 ‘평창 여행’을 도울 계획이다.

북한은 여건상 피겨, 쇼트트랙, 스키 크로스컨트리, 여자 아이스하키 정도에 선수단을 파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피겨 페어는 기존 10개팀에서 렴-김 조를 다시 포함한 11개 팀으로 출전팀을 늘리면 된다. 또 북한은 지난해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경기에 선수를 출전시키기도 했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북한은 은 1, 동메달 1개를 따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 와일드카드로 피겨·쇼트트랙에 6명, 2010 밴쿠버 대회에는 피겨 남자 싱글과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각 1명이 출전한 기록이 있다. 2014 소치 대회에는 불참했다.

국내에서 열린 국제종합스포츠대회에 북한이 선수단을 파견한 것은 세 차례 있었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다. 14개 종목 273명이 찾은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고려항공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이용, 인천공항으로 들어와 선수촌에 머물렀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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