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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울초교 첫 폐교신청…교원수급 땜질처방 할땐가

서울 은평구의 사립 은혜초등학교가 돌연 폐교를 신청해 학부모·학생들이 혼란에 빠졌다. 은혜초는 가정통신문에서 “수년간 학생 결원으로 재정적자가 누적됐다”며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2월 말로 폐교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서울지역 초등학교가 학생 부족으로 문을 닫겠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충격적이다. 이 학교의 재학생은 235명으로 정원의 70%에도 못 미친다. 올해 신입생 지원자도 절반인 30명에 불과했다. 은혜초의 극단적 선택은 급격한 저출산 추세에 따라 신입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저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 등으로 사립학교 특유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폐교를 결정하기까지 여러 속사정이 있었겠지만 이유 여하를 떠나 날벼락 통보를 한 학교 측의 무성의와 무책임부터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재단은 사전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학교 문을 닫는다고 일방 통보했으니 학습권을 박탈당한 학부모와 학생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교육 당국이 폐교 신청을 즉각 반려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은혜초 사태는 대도시도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지난해 40만명 아래로 떨어진 연간 출생아는 2022년께 30만명 선마저 위태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낮은 출산율을 끌어올릴 대책은 국가적 의제로 실효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지만 당장 시급한 것은 교원수급 정상화다. 통계마다 차이는 있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학생 수 비율은 10년 이내로 선진국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미발령 교원 적체를 이유로 교사 확충부터 나서는 것은 땜질처방밖에 안 된다. 그동안 주먹구구식 교원수급이 현재의 임용절벽을 낳은 원인이기도 하다. 저출산과 동떨어진 교원수급책은 사태만 악화시킬 뿐이다. 이제는 교원의 질적 향상과 교육여건 개선에 초점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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