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를 결정하기까지 여러 속사정이 있었겠지만 이유 여하를 떠나 날벼락 통보를 한 학교 측의 무성의와 무책임부터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재단은 사전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학교 문을 닫는다고 일방 통보했으니 학습권을 박탈당한 학부모와 학생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교육 당국이 폐교 신청을 즉각 반려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은혜초 사태는 대도시도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지난해 40만명 아래로 떨어진 연간 출생아는 2022년께 30만명 선마저 위태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낮은 출산율을 끌어올릴 대책은 국가적 의제로 실효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지만 당장 시급한 것은 교원수급 정상화다. 통계마다 차이는 있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학생 수 비율은 10년 이내로 선진국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미발령 교원 적체를 이유로 교사 확충부터 나서는 것은 땜질처방밖에 안 된다. 그동안 주먹구구식 교원수급이 현재의 임용절벽을 낳은 원인이기도 하다. 저출산과 동떨어진 교원수급책은 사태만 악화시킬 뿐이다. 이제는 교원의 질적 향상과 교육여건 개선에 초점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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