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양극화 해소의 큰 전환점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각계 인사 약 250명과 함께 신년인사회 오찬을 갖고 “좋은 일자리 창출과 격차 해소에 주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은 ‘나라가 달라지는 것 같은데 내 삶도 바뀔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나라가 달라지니 내 삶도 좋아지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정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해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활동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저서 ‘한국 자본주의’에서 여러 데이터를 인용하며 기업 소득 증가율에 비해 가계 소득 증가율은 이에 못 미쳤다며 가계 소득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현실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필수적인데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시행해보고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한 정부가 내년 최저임금도 큰 폭으로 올릴지 주목된다. 또 최근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 가격이 양극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자산 양극화’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할지도 관심거리다.
이날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 스스로를 강대국의 주변부처럼 바라보며 왜소하게 인식하는 데서 벗어나 강한 중견국가로서 좀 더 주체적이고 당당해질 때가 됐다고 느낀다”며 “우리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촛불혁명으로 전 세계를 경탄시킨 세계사적 쾌거를 이룩했으며 지난해 경제를 봐도 수출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세계 6위의 수출 대국으로 발돋움했고 3%대 경제성장률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올해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국민의 뜻도 계속 받들 것”이라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일,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는 일은 정권을 위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는 미래를 내다보며 대한민국의 근간을 반듯하게 세우는 일”이라며 “국민통합과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더 큰 에너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뜻도 재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북한산에서 일출을 보며 국민의 안전을 소망했다면서 “지난해 재해를 겪을 때마다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인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안전한 대한민국은 세월호 이후 우리 국민들이 갖게 된 집단적인 원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우리는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우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재계 신년회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인사를 초청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도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불참했으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행사에 함께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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