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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화천 비수구미 여장부 영순 할매의 오지 탈출기





2일 방송되는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서는 ‘영순 할매의 오지 탈출기’ 편이 전파를 탄다.

▲ 비수구미의 여장부, 영순 씨

청정지대 강원도 화천. 그 중에서도 아흔아홉 구비 산길을 넘어 호수까지 건너야 나오는 그곳. 오지 중의 오지, 비수구미다. 단 4가구만 사는 작은 마을에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자랑하는 여장부가 산다. 바로 김영순(69) 씨가 그 주인공이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비수구미로 시집온 영순 씨. 척박한 산골임에도 불구하고 억척스럽게 밭을 일궈낸 장본인이다. 산에 푹 빠져 사는 남편 윤일(76) 씨와 함께 세 자식을 보란 듯이 키워냈으니, 영순 씨는 그야말로 온 가족을 책임지는 여장부다.

한겨울에도 영순 씨는 콩 타작하랴, 메주 쑤랴 쉴 틈이 없다. 아들 복동(51) 씨 내외가 영순 씨의 지시대로 움직이기 바쁘다. 6년 전 비수구미가 그리워서 돌아왔다는 아들 복동 씨. 하지만 살림 꾸리는 모습이 영순 씨 눈에는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아들 내외에게 잔소리하랴 산에 간 남편 잔소리하랴 입도 바쁜 영순 씨. 그러나 가장 영순 씨가 많이 하는 말은 따로 있다는데. 그건 바로 40년 째 살고 있는 비수구미에서 이제 벗어나고 싶다는 것. 사실 비수구미에 들어올 때부터 3년만 있다가 나가자고 남편과 약속을 했었다. 하지만 영순 씨와 달리 365일 중 350일은 산에 다닐 정도로 자연이 좋은 산사람 남편. 남편이 약속을 차일피일 미룬 게 벌써 50년째, 영순 씨의 불만은 커져만 간다.

▲ 영순 씨의 마지막 소원

비수구미에서 낚시꾼과 등산객을 상대로 식당도 운영하는 영순 씨. 하지만 11월 말부터 4월까지는 임시휴업이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새벽 댓바람부터 온 가족이 분주하게 부엌을 오간다. 사실 서울에 사는 지인이 놀러온다는 말에 들떠 새벽부터 해콩으로 두부 만들기가 한창이다.

그런데 아침에 내린 눈 때문에 지인이 오지 못하게 되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다고 직접 화천 읍내에 나가기로 한 영순 씨! 하지만 이럴 때는 읍내에 한 번 나가는 것조차 예삿일이 아니다.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눈 오는 호수를 건너서 아홉 구비 고개까지 건너가야만 닿을 수 있는 읍내. 겨우 지인을 만나 회포를 푼 후에 싸온 음식까지 모두 챙겨 주는 영순 씨. 하지만 영순 씨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읍내에 지냈으면 날씨 상관없이 좀 더 오래 지인을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워낙 사람들과 어울리며 정을 나누는 걸 좋아하는 영순 씨. 남들은 이 나이가 되면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랴 바쁘지만 버스도 다니지 않는 비수구미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천혜의 자연이 영순 씨에게는 지긋지긋한 오지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영순 씨는 이제 오지에서 나가 자유로운 노년을 즐기고 싶다.

▲ 남편, 대형사고 치다!

오랜만에 친구와 읍내에서 만나기로 한 날. 들떠서 준비를 다 마쳤는데 남편과 아들이 좀처럼 일을 마무리할 생각을 않는다. 기어코 우물작업을 더 추워지기 전에 마무리해야 한다며 약속을 미루라는 남편. 결국 약속이 취소 되서 단단히 화가 나고만 영순 씨! 영순 씨의 속마음을 모를 리 없는 남편. 오지를 나가서 좀 더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는 영순 씨의 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맞지 않아 여태 차일피일 미뤘을 뿐이다. 이번에야말로 영순 씨의 바람을 들어주겠다고 결심한 남편. 젊은 시절 고생해서 처음으로 산 땅이자 자식들에게 물려줄 땅을 영순 씨와는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내놓고야 마는데. 과연 영순 씨는 오지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진=MBN ‘휴먼다큐 사노라면’ 방송화면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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