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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이후 달라진 것 없다…목욕탕 3곳 중 1곳 '화재 무방비'

비상구 막히고 소화전 창고로 사용

제천 복합스포츠센터 건물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연합뉴스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이후에도 서울 시내 목욕탕과 찜질방 일부 업소는 여전히 화재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달 22∼28일 시내 목욕탕과 찜질방 등 319곳에 대한 불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한 결과 120곳에서 330건의 소방 관련 법규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본부는 “제천 화재 당시 2층 여성사우나에서 큰 인명 피해가 난 점을 고려해 소방특별조사반 72개 반 144명에 여성소방공무원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반은 △화재경보설비 정상 상태 유지관리 △피난통로 장애물 설치 여부 등을 집중적 점검했다. 그 결과 319곳 가운데 120곳에서 피난통로를 합판으로 막아 비상 통로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옥내소화전에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등 위법사항 330건이 적발됐다.



본부 관계자는 “목욕탕이나 찜질방은 탕비실·탈의실·휴게실·수면실 등 여러 용도로 나뉘어 있어 내부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화재로 연기가 차면 내부 구조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피난통로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건물 소유주나 관계인은 피난통로에는 장애물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화문에 덧문을 설치하는 것은 모두 소방 관련 법령 위반”이며 “비상구 문은 피난 방향으로 밀어 열 수 있어야 하는데 덧문은 당겨서 열어야 하는 구조라 사람이 몰리면 몸을 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본부는 앞으로 필로티형 주차장에는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하는 개선안을 추진하고 용접 작업 시 불티가 튀지 않도록 하는 안전망을 설치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불법 주정차 단속과 소방통로 확보 등도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정문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목욕탕이나 찜질방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소방안전관리를 강화해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불시 소방특별조사 등을 통해 안전관리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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