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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실화된 ‘최저임금 후유증’ 정부 눈엔 안보이나

새해 벽두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현실화하고 있다. 외식업계는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치킨과 햄버거 가격을 평균 6%나 올렸으며 화장품·가구 등 생활용품의 가격 인상도 줄을 잇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문제를 넘어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판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유증이 예견되기는 했지만 범위와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더 큰 문제는 최저임금의 악몽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한계상황에 몰린 일선 가맹점들의 요구를 견디지 못해 구체적인 가격 인상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일자리를 찾기 어렵거나 갑작스러운 해고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할 정도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도입 취지와 달리 청년이나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빼앗고 서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키는 아이러니를 빚고 있는 셈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일찍이 “지급능력을 벗어난 최저임금 인상은 영세기업을 범법자로 내몰게 될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호소해왔다. 정부는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안정기금에 기대를 걸지만 제약요건이 많아 실효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그래놓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하겠다며 엄포를 놓으니 차라리 가게를 접는 게 낫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식탁 물가를 들썩이게 하고 멀쩡한 일자리를 날려버리는 일은 막아야 한다. 정부는 시행 초기부터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나 서비스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한편 원가 상승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넓히고 분야별로 차등을 두는 등의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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