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성인잡지 플레이보이가 60년 넘게 발행해온 인쇄판 잡지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9월 창업자 휴 헤프너 사망 이후 회사의 소유권이 헤프너 가문에서 대주주인 투자펀드 리즈비 트래버스로 옮겨가면서 인쇄판 잡지 폐지가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도 가장 대중적인 가판 잡지였던 플레이보이를 더는 가판대에서 볼 수 없는 시기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 최고경영자(CEO)이자 리즈비 투자펀드의 파트너인 벤 콘은 WSJ에 “규모가 작은 인쇄판의 전통보다는 훨씬 큰 ‘월드 오브 플레이보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콘은 올해 플레이보이를 미디어 사업에서 브랜드 매니지먼트 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공언했다. LA타임스는 콘의 계획대로 사업 이전이 이뤄지면 인쇄판은 폐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53년부터 발행된 플레이보이는 1975년 560만 부의 유료 부수를 자랑했으나 최근에는 50만 부 이하로 발행 부수가 떨어졌다. 이로 인해 플레이보이는 인쇄 사업에서 매년 700만 달러(약 74억 원) 이상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콘은 “마케팅 가치 때문에 적자를 정당화해왔지만, 앞으로는 인쇄판이 우리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플레이보이는 2016년 인쇄판에서 누드 화보를 폐지했다가 지난해 재도입했다. 창립자 헤프너의 아들 쿠퍼 헤프너는 “누드는 문제가 아니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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