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미납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응급실에 온 환자의 접수를 거부해 끝내 숨지게 한 병원 원무과 직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일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한대균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울 한 병원의 야간 원무과 직원 A(29) 씨에게 금고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판결이 선고된 직후 항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2014년 8월 8일 오전 4시 15분경 갑작스러운 복통과 오한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 B(당시 57세) 씨의 접수를 거부해 결과적으로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접수 과정에서 B씨가 과거 진료비 1만7,000원을 내지 않았던 기록을 발견하고 B씨에게 미납한 진료비 납부와 보호자 동행을 요구하면서 접수를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고통을 호소하다가 같은 날 오전 9시 20분경 심정지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이틀 뒤 범발성 복막염으로 숨졌다. 부검과 의사 감정 등에 따르면 B씨는 응급실에 실려 올 당시 복막염이 급성으로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재판에서 “당시 B씨 상태에 비춰볼 때 응급환자로 판단할 수 없었고 B씨가 숨질 것이라고 예견할 가능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 스스로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이상 응급환자인지 판단은 의사 진단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접수창구 직원이 환자의 상태를 판단해 진료 기회를 차단하는 것은 사회 통념상 허용할 수 없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또 “A 씨가 환자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병원 직원임에도 환자의 응급치료 기회를 박탈하고 사망하게 한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태화인턴기자 taehw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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