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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해, 선조들 새해맞이 어땠을까

국립민속박물관 '겨울나기''공존과 동행, 개'展

겸재 정선의 ‘정문입설도’/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처마 밑에/시래기 다래미/바삭바삭/추어요.//길바닥에/말똥 동그램이/말랑말랑/얼어요.”

많은 사람들이 겨울을 이별, 죽음의 계절로 떠올린다. 하지만 윤동주는 19세이던 1936년에 발표한 동시 ‘겨울’에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겨울의 이미지와 약간 다르게 표현했다. 바삭바삭과 말랑말랑, 추어요와 얼어요 사이의 리듬감 있는 대구는 젊음, 밝음을 드러낸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에게 겨울은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던 농사일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쉴 수 있는 충전기이자 전통놀이들과 함께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시작점이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펼쳐지는 두 전시, ‘겨울나기’와 ‘공존과 동행, 개’는 우리 민족이 겨울 속 한 해의 시작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소개한다.

한영수 ‘서울 한강(1956)’/사진제공=한영수문화재단


오는 3월5일까지 진행하는 ‘겨울나기’ 특별전은 전통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의 겨울을 ‘춥지만 따뜻한 감성’으로 보여주는 자리다. 긴 겨울을 만나고 나기 위한 ‘저장과 준비’의 모습을 담은 1부 ‘겨울을 맞다’,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온돌방 아랫목에서 즐기는 ‘쉼’을 담은 2부 ‘겨울을 쉬어가다’,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즐기는 겨울철 놀이를 소개하는 ‘겨울을 즐기다’로 구성됐다. 겸재 정선의 ‘정문입설도’ 등 겨울그림 뿐 아니라 ‘방장’, ‘견짓채’, ‘썰매’, ‘연’ 등 겨울 살림살이와 놀이용품 등 300점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사도세자가 그렸다는 개의 그림.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사도세자는 궁궐에서도 개를 길렀다는 기록이 있다. /사진제공=국립고궁박물관




오는 2월 25일까지 진행하는 ‘공존과 동행, 개’ 특별전은 무술년 개띠 해를 맞아 십이지의 11번째 동물이면서 서북서 방향을 지키는 방위의 신이자, 오후 7시에서 9시를 담당하는 개에 대해 소개한다. 사도세자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견도’ 등 다양한 전통 유물들이 전시된다. 개는 전통적으로 땅을 지키고 악귀를 쫓으며 공간을 지키는 길상으로 여겨졌다. 부적 등에 개가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도세자의 ‘견도’는 검은색의 과감한 붓질로 늠름한 풍채를 자랑한다. 광복 이후 정부에서 처음 발행한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바둑이와 철수’ 역시 재미있다. 이 교과서를 시작으로 ‘바둑이’라는 개의 이름은 초등학교 교과서의 변화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등장해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름이 됐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 교과서 ‘바둑이와 철수(1948)’/사진제공=대한민국역사박물관


십이지신도 술신 초두라대장. 불교 행사에 사용되는 도량장엄의 하나인 십이지신번 중 초두라대장을 그린 그림이다.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으로서의 개가 드러났다./사진제공=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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