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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한국사' 저자 심용환 소장 "현대사 공부, 세대 간 균열 봉합할 해결책"

"역사 객관적으로 성찰하면

세대간 이해가능 지점 생겨"

‘단박에 한국사’ 저자 심용환 작가 /권욱기자




우리 역사 교육의 가장 아이러니한 점은 현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가까운 과거일수록 소홀히 다룬다는 점일 것이다. 보통 한국사 교과서나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근현대사 비중은 15%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개항기, 국권 피탈 과정, 일제 강점기와 독립운동 서술 분량을 빼고 나면 현대사 비중은 더욱 쪼그라든다. 이마저도 대다수 분량은 해방 초기 5년에 집중됐다.

최근 ‘단박에 한국사-현대편’(위즈덤하우스)을 낸 심용환(42) 역사&교육연구소 소장은 “현재 우리나라 인구 중 이승만, 박정희 시대를 경험한 사람은 주류도, 다수도 아니지만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박정희 시대 이전에만 머물고 있다”며 “현재의 대한민국, 우리 삶을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라도 전두환 정권부터 김영삼·김대중 시대를 아우르는 한국 현대사 공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2년 전 역사교과서 국정화 파동 당시 소셜미디어 상에서 국정화를 옹호하는 세력이 만든 가짜뉴스에 반박하는 글을 꾸준히 올리며 대중에 알려진 그는 최근 1년간 ‘헌법의 상상력’ ‘역사전쟁’ 등으로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쳤고 ‘거인의 서재’ ‘어쩌다 어른’ ‘말하는 대로’ 등 다양한 강의형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최근 서울 서대문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대사 공부, 왜 중요할까.

“현대사를 공부하다 보면 모든 것이 선과 악, 독재와 반독재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제대로 공부하면 이분법적 세계관을 탈피하고 세대간에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생긴다. 현대사를 객관적으로 성찰하면 세대 간의 심각한 균열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는 현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가까운 곳이 아닌, 먼 과거로 눈을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

▲기존 현대사 책과 이 책의 차별점은 뭔가.

“이념적 잣대를 빼고 충분한 자료와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세계사적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한국은 동아시아나 세계사적 질서 속에 위치 지어진 나라지, 스스로 위치한 나라가 아니다. 해방한 것이 아니고 해방된 것이다. 당시 세계사적 조류를 만들어낸 나라는 미국, 소련이고 그 조류 속에서 우리 역사를 차분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900만평의 강남 필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본 사람은 대부분 미공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유착 세력이었다. 강북 땅값이 28배 오른 사이 강남 땅값이 1,600배나 뛰며 이들은 막대한 자산을 거머쥐었고, 복부인들의 부정부패가 창궐한 것도 당시다. 우리의 현대사는 늘 성장과 부정부패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당시 많은 이들이 실용, 성장을 기대했지만 부정부패가 재연되지 않았나. 과거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청산도 가능한 것이라는 점에서 학습이 필요하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논란 당시부터 역사가 대중과 호흡해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는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은 건 국민들의 힘이었다. 국정화 저지 이후 역사 과목을 암기과목이 아닌, 자라나는 세대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과목으로 바꾸는 것은 역사학자들의 몫이었는데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 대중들이 당장 고민하는 역사 문제에 대해 과연 역사학자들이 답을 내준 적이 있나. 20~30년간 대중들의 고민을 방치한 결과 지금은 걷잡을 수 없는 역사논쟁만 키웠다. 광복절을 전승기념일로 하자는 주장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무시하는 주장도 모두 편협하다. 이분법적인 주장만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을 역사학자들은 좌시해선 안 된다.”

▲앞으로 계획은?

“저술 작업은 사회적 이슈와 결합한 역사책, 그리고 통사 작업 두 갈래로 집중하고 있다. 통사는 올해 ‘조선편’을 끝으로 ‘단박에 한국사’를 완간하고 매년 ‘미국편’ ‘중국편’ ‘유럽편’ ‘일본편’ 등으로 ‘단박에 세계사’ 시리즈까지 모두 10권을 낼 생각이다. 헌법이나 역사 논쟁을 다뤄온 것처럼 사회적 이슈와 역사를 이어주는 책 역시 꾸준히 집필할 거다. 역사가는 망루 위에 선 사람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처럼 적군이 망루까지 불 태우려고 하면 나가서 싸울 수밖에 없겠지만(웃음) 역사가는 대중들이 문제의식을 갖도록 돕고 이후에는 사회운동가나 정치인들이 정책을 개발하며 부딪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거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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