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의 실험용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 1호가 통제 불능 상태가 돼 오는 3월 말께 지구에 불시착할 위험이 있다고 미 CNN 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잔해가 한반도에 추락할 확률도 0.4%에 이른다. 비록 톈궁 1호 잔해가 지구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사람을 칠 확률은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지만 중국의 ‘우주굴기’ 야심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톈궁 1호는 무게 8.5t, 길이 10.5m로, 2020년까지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우주 초강대국을 꿈꾸는 중국의 야심 찬 목표 아래 2011년 9월 발사됐다. 이 우주정거장은 우주 비행사들이 2013년에 마지막으로 사용했고 2016년 3월 기능을 멈췄다. 중국은 같은 해 5월 유엔에 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이를 통보했다. 로저 핸드버그 미 센트럴플로리다대 교수는 “연료가 떨어져 중국이 우주정거장에 대한 통제를 상실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후 2016년 9월 중국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2호를 발사했다. 톈궁 1호는 지구 중력에 이끌려 매일 1∼2㎞씩 내려오고 있다. 지난해 3월 고도 348.3㎞에 있었으나 9개월 만인 지난달 24일에는 고도 286.5㎞까지 내려왔다. 톈궁 1호의 추락을 가정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우주정거장이 바다 위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대부분 불타고 극소수 잔해만 해저에 가라앉는 경우다.
반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톈궁 1호가 인구 밀집 지역 위로 재진입해 일부 큰 잔해가 지상에 떨어지고 피해가 일어나는 경우다. 다만 이는 확률이 지극히 희박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주정거장 잔해가 지구에 떨어져 사람을 칠 확률은 1조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인이 벼락을 맞을 확률인 140만분의 1보다는 훨씬 낮은 확률이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다월 박사는 “실제 위험은 작지만, 그렇게 큰 물체가 이런 식으로 하늘에서 떨어지면 안 된다는 게 국제적인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우주굴기’ 상징이었던 톈궁 1호가 지구로 떨어질 경우 우주 초강대국을 향한 중국의 대담한 추진력에 오점을 찍을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우주 법 전문가인 마이클 리스트너 변호사는 톈궁 1호 잔해 추락이 “서방 전문가들에게는 중국 우주 하드웨어의 단편을 들여다볼 기회인데, 이는 중국에는 위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톈궁 1호가 한반도에 추락할 확률은 0.4%이며, 추락 1∼2시간 전 정확한 추락 시점과 지점을 예측할 수 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