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포함해 약 100명에 달하는 자문단을 이끌고 취임 후 첫 방중 길에 오른다. 8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방중 일정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보호무역을 주도하는 미국을 대신해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교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8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그는 지난해 10월 시진핑 2기 체제가 출범한 후 중국을 찾는 유럽의 첫 주요 정상이다.
이번 방중사절단 규모는 약 100명으로 이 중 절반이 대기업 대표들로 꾸려졌다. 공기업으로는 프랑스전력공사(EDF), 민간기업으로는 아레바(원전)·에어버스(항공)·아코르(호텔) 등 각 산업 대표사들이 포함됐으며 축산·낙농업 종사자들도 방중사절단에 들어 있다.
프랑스 측은 이번 방중을 계기로 양국 간에 상당한 규모의 경제협력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파브리스 브레지에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사절단으로 보낸 에어버스는 100대의 항공기 수주를 따낼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 당시 보잉사로부터 370억달러어치의 항공기를 매입한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에어버스와 100대 이상의 항공기를 매입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이번 에어버스 항공기 거래액은 100억달러(약 10조6,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정확한 주문량은 마지막 협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엘리제궁은 마크롱의 방중기간에 양국이 12억달러 규모의 투자펀드 공동 조성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로이터는 프랑스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 중산층이 늘어날수록 최근 소비재 부문에서 영향력을 키워온 프랑스 기업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300억유로(약 38조4,800억원)에 달하는 양국 간 무역적자 문제 해소를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외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시 합작법인을 반드시 설립해야 하는 등의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줄 것도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마크롱 대통령의 한 측근은 로이터에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에 양국의 무역 균형을 맞추고 보다 공정한 경쟁조건을 조성해줄 것 등을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되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이 EU와 중국 간 교역 확대에도 힘쓸 것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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