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처럼 대담한 혜택을 제시한 것은 해외에서 최고 인재를 끌어들여 성장동력 발굴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미국·유럽을 따라잡는다는 ‘과학굴기’ 목표 아래 10여년 전부터 탁월한 외국인 과학자·발명가·기업인 등에게 영주권을 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2기 들어 첨단과학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 여기에 필요한 해외 인재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천하의 모든 인재를 뽑아 내 사람으로 쓰겠다”고 했을 정도다. 장기비자 발급도 이런 움직임의 연장선이다. ‘인재 블랙홀’인 중국이 해외 인력 영입에 속도를 내면 우리나라의 우수인력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어 걱정스럽다. 그렇잖아도 얼마 전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던 인공지능(AI)·반도체 전문가가 미국 아마존과 중국 반도체 업체 SMIC로 옮기는 등 인재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고급두뇌유출지수가 3.57로 세계 54위, 고급인력유인지수는 4.19로 48위에 그쳤다. 5년 전에 비해 유출지수는 5단계, 유인지수는 19단계나 하락했다. 국내 인재는 더 빠져나가고 해외 인재를 끌어들일 매력도는 뚝 떨어졌다는 얘기다. 이런 상태로는 ‘인재전쟁’인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버텨낼 수 없다. 국내외 인재를 확보할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금이라도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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