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이 다시 뜨고 있다. 이용객이 늘고 이에 따라 항공편수가 확대되고 있다. 노선 다변화를 위한 항공사 유치와 커퓨타임(야간운항통제시간) 단축 등 지자체의 노력과 저비용항공사(LCC)의 지방 거점 확대 등이 합쳐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무안국제공항, 청주국제공항, 울산공항, 사천공항 등이 대표적이다.
7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의존도가 높았던 무안국제공항·청주국제공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영향으로 공항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 공항의 경우 중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것보다 항공권도 싸고 저렴한 숙소도 인근에 많다 보니 중국인 수요가 많아 인기가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하루나 이틀 정도 전라도와 충청도를 둘러본 뒤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해서 관광하는 코스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사드 여파로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정기노선이 중단되는 등 위기를 맞았다.
무안국제공항과 청주국제공항은 LCC 등의 다양한 신규 국제노선이 개설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실제 지난 연말부터 올 초까지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의 일본 시라하마, 라오항공의 라오스 비엔티엔 노선이 신규 취항했고, 티웨이항공의 일본 오사카를 비롯해 대만 타이베이, 베트남 다낭 등 6개국 10개 도시를 잇는 부정기 국제노선도 운항한다. 또 제주항공도 이달부터 일본 가고시마 노선을 부정기로 운항하고 수요에 따라 정기 노선 운항을 검토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에서도 일본 오사카, 베트남 호치민·달랏, 태국 방콕 등 신규 운항 또는 오랫동안 운항하지 않았던 도시 노선들이 최근 재운항하면서 한동안 사드로 인해 주춤했던 공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러시아·몽골·일본·대만·베트남·캄보디아·태국 등 중국 외 다양한 도시로의 국제노선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중관계 개선에 따른 중국 정기노선 및 부정기 노선이 재운항하게 된다면 청주국제공항은 연간 이용객 300만 명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이용객 350만명을 돌파한 대구국제공항은 올해 연간 수용 능력 한계치인 375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 한해 대구공항 이용객은 전년 대비 41% 늘어난 356만736명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특히 지난해 국제선 이용객은 150만4,207명으로 전년도(68만4,841명)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하며 전국 공항 가운데 단연 최고를 기록했다.
국제선 이용객이 대폭 늘어난 것은 LCC의 잇따른 취항과 커퓨타임 단축 등으로 노선 수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LCC 취항 전인 지난 2014년 중국 노선 3개, 주당 14편에 불과하던 대구공항 국제선은 지난해 7개국, 15개 노선, 주당 236편으로 크게 늘었다.
울산공항은 지난 1997년 이용객 수가 169만명 이상이었지만 2010년 KTX 울산역이 개통되면서 이용객이 크게 줄어 2010년 98만명, 2016년 54만명으로 축소됐다. 그만큼 적자액도 2010년 69억원에서 2016년 117억원으로 커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에어부산 등 LCC로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에어부산은 최근 울산에서 김포와 제주 노선에 취항하기 시작했다.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울산~김포 노선을 이어받는 형태였지만, 에어부산은 전에 없던 울산~제주 노선을 신규 취항하며 실제적으로 노선을 확대했다.
에어부산은 운항 초기 울산~김포 노선의 탑승률이 90%를, 울산~제주 노선은 85.2%의 탑승률을 보이며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 이에 따라 에어부산은 울산~김포 노선을 증편 운항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올해 정기취항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천공항에서는 제주를 오가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증편 운항하고 있다. 경남도는 이번 증편 운항으로 그 동안 사천~제주 간 노선중에 주중 연결편이 없어 불편했던 점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산=조원진기자·전국종합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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