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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그들이 바꾼 도시]동우개발, 공동주택 짓고 문화시설 기부하고…방치된 숲에 새희망 심어

<7>동우개발의 ‘포항 장성공원 조성사업’

부지 70% 도서관·수영장·조깅코스 등 조성 기부채납

30%는 아파트 건설…"인프라 갖춰 인기 많을 것"

지자체 앞다퉈 공원개발사업…디벨로퍼 새 먹거리로

포항 장성공원 조성사업 조감도. 동우개발은 장성공원 부지에 1,6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과 도서관, 수영장, 국궁장, 성곽폭포 등 다양한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사진제공=동우개발




최근 주요 지자체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공원 개발 사업이다. 장기 미집행된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일몰이 곧 도래하기 때문이다. 국토법 제48조에 따르면 2000년 7월 1일 이전에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공원이 개발되지 않을 경우 2020년 7월 2일부터 효력을 상실해 시설에서 제외된다. 공원이 개발되지 않으면 지자체는 기부채납 등을 통한 세수 확보를 도모할 수 없기 때문에 주요 시·도 지자체들은 앞으로 2년 6개월 안에 공원 개발이 진행될 수 있도록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30개 시·도 지자체에서 93개 공원 개발을 추진 중이다.

지자체들이 주로 택하는 방식은 디벨로퍼 등 민간 개발업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재정상태가 대부분 열악한 지자체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개발을 진행하기 어려워 민간 사업자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민간 사업자가 토지 소유주자들로부터 공원 용지를 사들여 전체 부지 중 70%를 공원시설로 조성한 후 지자체에 기부채납 하고, 나머지 30%는 공동주택 등 비공원 시설로 조성한다. 오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포항 장성공원 조성 사업’도 포항시와 디벨로퍼 업체 동우개발이 손잡고 진행하는 민간 공원 개발 사업의 대표 모델이다.

포항 장성공원 조성 사업은 포항 북구 도심 한가운데 있는 공원을 개발하는 것이다. 포항 장성공원은 1973년 7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됐지만 장기간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는 숲으로 우거진 원형지 공원인데 이곳에 공원시설과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2016년 9월 포항시가 사업자 입찰 공고를 냈고 동우개발이 지난해 4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포항시 관련 부처와 세부 공원 시설 계획을 협의중이며 이르면 2019년 5월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우개발은 장성 공원 전체 부지의 70%인 17만4,685㎡(5만2,842평)에 다양한 문화시설과 편의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도서관, 독서실에 농구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 테니스장, 수영장 등 다양한 주민운동 시설은 물론 애견 까페, 실버 커뮤니티 시설, 멀티학습관인 장성마루도 들어선다. 이 시설들은 포항시에 기부채납 할 예정이다.



특히 장성공원 부지에 예전에 성(城)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 성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박영광 동우개발 대표는 “국궁장은 물론 성곽폭포, 성곽공원 시설을 조성하고 성곽을 활용한 3㎞ 규모의 조깅코스와 6㎞ 숲속 트레킹 코스도 만들 것”이라며 “도시와 자연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포항의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나머지 30%인 7만4,000㎡(2만2,385평)부지에는 공동주택을 건설할 예정이다. 지하2층~지상 30층, 13개 동으로 약 1,600세대(24~33평형)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다. 동우개발은 공원부지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주택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 들어서는 아파트인 만큼 관심을 많이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자연환경이 좋은 주거지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공원 안에 아파트가 지어지기 때문에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고 또 공원 안의 다양한 인프라 시설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를 많이 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말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연립주택에 사는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진도 6까지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아파트를 지어 입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우개발이 포항 장성공원 조성 사업 수주에 나선 것은 앞으로 공원 개발 사업이 디벨로퍼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장기간 개발이 미집행된 공원 면적은 5억493만5,631㎡(1억5,274만3,028평)로 국내 공원 전체 면적의 78.93%, 여의도 면적(290만㎡)의 67배에 이른다. 2020년 도래하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최근 지자체들이 앞다퉈 공원 개발을 진행할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어 디벨로퍼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실제로 포항시, 의정부시, 인천시, 수원시 등 주요 지자체들이 공원 개발 사업을 위한 사업자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시의 경우 장성공원을 비롯해 환호, 양학, 학산, 덕수 등 5개 근린공원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의정부시도 올해를 목표로 직동근린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포항 장성공원에 이어 인천 검단 십사공원 개발도 인천시와 협의 중이며 앞으로 수도권 쪽 공원 개발 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미집행된 공원 개발 사업이 앞으로 디벨로퍼들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공원 개발 사업이 자연환경을 파괴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난개발로 도심의 녹지가 사라지게 되면 가뜩이나 심각한 대기질에 악영향을 끼치고 생태환경도 파괴될 것이란 주장이다. 한 디벨로퍼 업체 관계자는 “민간 공원개발 사업은 일정 부분 녹지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둔다”며 “지자체와 디벨로퍼들이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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