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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제학회]"트럼프노믹스로 창업 열기...美 경제 활력 북돋을 것"

트럼프노믹스 평가

1년전과 분위기 사뭇 달라져

美 경제 순항에 호평 이어져

일부 경기과열 우려 목소리도

재정대책 부족 비판은 여전

라구람 라잔 전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전미경제학회 오찬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손철특파원




지난해 시카고에서 필라델피아로 개최지를 옮겨 1년 만에 다시 열린 전미경제학회의 화두는 올해도 ‘도널드 트럼프’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경제가 순항하면서 분위기는 1년 전과 사뭇 달라졌다. 지난해 정체를 알 수 없다며 ‘트럼프노믹스’에 융단폭격을 가했던 1만여명의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잇단 규제 완화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최근 법인세 인하 등의 감세안을 구체화하자 시카고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호평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경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 인하 공약을 실천하며 기업인들의 기를 살린 점을 인정했다. 지난해 시카고에서는 대통령 취임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을 향해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간섭한 탓에 기업가정신을 죽일 수 있다는 걱정이 비등했었다. 다만 경제학계의 정설로 자리한 자유무역의 가치를 부정하며 원칙 없이 무역분쟁을 남발하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올해도 신랄한 비판에 직면했다. 감세정책에 대해서도 미국의 천문학적 국가부채를 더욱 늘릴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우려가 기대 못지않게 제기됐다.

미 경제학계를 대표하는 올리비에 블랑샤르 전미경제학회장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노믹스 첫해 평가’ 세션에서 “트럼프 정부의 높은 불확실성을 대표적 특징으로 우려했지만 놀랍게도 지금까지 정책 불확실성이 경제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감세안과 규제 완화가 유럽 경제의 회복과 함께 미 증시 상승의 동력이 됐다고 인정했다. 이날 ‘미국 대선 후 세계 경제 1년’을 주제로 한 패널 회의에서도 UC버클리대 교수 출신인 모리스 옵스펠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감세안 통과는 성장세가 뚜렷한 미 경제의 활력을 북돋울 것”이라며 “향후 과제는 감세가 실제 기업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렌 레이 영국 정경대 교수는 유럽 경제가 미국 못지않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규제의 합리성 등은 아직 미국에 미치지 못해 보완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에 비판적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도 “트럼프노믹스의 긍정적 면을 얘기하는 것은 새롭고 특이한 일”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기업인들의 의욕을 살려주는 것은 평가할 만하고 창업하려는 열기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지난해 초 “트럼프 당선인이 파시스트처럼 기업에 간섭하고 기업인을 위협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던 에드먼드 펠프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당초 ‘트럼프 정부에서 부족한 것’을 일갈하려다 ‘트럼프 시대 미국의 정책적 고려’로 주제를 다듬어 혁신역량을 늘려나가라고 주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입법 이전부터 따라붙던 부자 감세 논란과 재정대책 부족에 관한 비판은 이번 경제학회에서도 이어졌다. 펠프스 교수는 “효과가 불분명한 감세안으로 이미 거대한 국가부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며 “부채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 등이 조만간 재정불안을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트럼프식 경기부양이 ‘일시적 흥분’ 상태를 초래할 수는 있지만 경제적 펀더멘털이 빈약해 반짝 호황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중국을 필두로 캐나다와 멕시코·한국·일본·독일 등과 전방위 마찰을 빚는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도 대책 없는 밀어붙이기에 불과하다는 격앙된 비판들이 쏟아졌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은 ‘흠이 많은 가설’ 속에 펼쳐지고 있고 협상 능력도 한계가 분명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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