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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조합 앞세운 무자본 M&A 판쳐...멍드는 코스닥시장

돈 한푼없이 대출받아 기업사냥 후

240억대 손실 끼친 3명 구속기소

불공정거래 평균 부당이득액

지난해 194억으로 4배 급증







제주도 외국인전용 카지노업체 A사 대표였던 서모(49)씨는 경영난에 빠지자 금융범죄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그는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질적 투자 없이 A사 명의로 금융권에서 240억원을 대출받아 코스닥 상장사인 주정설비업체 B사를 인수했다. 이어 B사 자금 240억원을 A사에 다시 빌려주는 수법으로 대출 빚을 갚았다. 이들은 B사의 재무상태가 나빠지자 이를 매각하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 경영부실을 겪던 B사는 결국 2016년 9월 상장 폐지됐다.

코스닥 시장에서 시세조종 등과 같은 전통적인 부정거래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무자본 M&A’나 ‘투자조합 악용 상장사 인수’ 등 기획형 불공정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 2부는 코스닥 상장사 인수·운영 과정에서 240억대 손해를 입힌 혐의(배임 등)로 카지노업체 전 대표 서씨와 최고재무책임자 이모(46)씨, 무자본 인수합병(M&A)전문가 윤모(56)씨 등 3명을 구속 기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자기자본 없이 금융권 대출이나 해외 사채 등을 끌어와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한 뒤 수백억대 부실채권을 떠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서씨와 함께 구속기소된 카지노업체 A사의 실경영자인 이씨는 투자조합을 악용한 불공정 거래 행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2016년 10~12월 투자조합 자금으로 소형프린터 제조판매업체 C사와 LED 제조업체 D사를 인수했다. 이어 C·D사가 카지노 업계 진출을 위해 A사에 수백억원대 투자를 할 것이라는 거짓 호재를 퍼뜨리는 수법으로 주가를 조작해 3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기술로 8조원대 해외 통신망 구축 사업에 참여한다는 허위 호재성 정보를 퍼뜨려 부당이득을 취한 주가조작 세력이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들 일당은 사채업자에게 빌린 188억원으로 코스닥 상장사인 위성인터넷통신기업 F사를 인수해 개인투자자들을 속였다.

이처럼 차입인수(LBO) 방식의 무자본 M&A가 잇따르면서 피해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53억원에 불과하던 불공정거래 평균 부당이득액은 지난해 194억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에서 불공정 거래 혐의를 포착해 관계 당국에 통보를 한 건수는 총 117건인데 이 중 85건(72.6%)이 코스닥에 집중돼 있었다. 특히 설립절차가 간편한데다 조합원 정보가 미공개라는 점을 노려 투자조합을 악용한 불공정 거래가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E사 최대주주인 F투자조합은 전 최대주주와 짜고 보유주식을 고가에 매도하기 위해 ‘바이오기업 M&A’라는 거짓 정보를 흘리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500% 이상 끌어올렸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사정 당국은 이처럼 불공정거래 행위가 만연하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월 투자조합 형태의 단체가 상장 법인을 인수하려면 사전에 법인·단체의 정보·재무사항 등을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투자조합인 최대주주 변경에 대한 공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검찰도 무자본 M&A 세력 및 투자조합을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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