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뒤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CJ그룹의 손경식(79) 회장이 법정에 나와 관련 경위를 증언한다. 박 전 대통령이 이미경 부회장 퇴진을 압박한 의혹에 관한 증언도 나올 전망이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전 열리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 손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손 회장이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후 CJ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13억원을 출연했다.
우선 손 회장은 단독 면담 당시 대화 내용과 재단 출연 배경 등에 대해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또 CJ가 박 전 대통령을 풍자하는 코미디 프로그램 등을 방영하자 박 전 대통령이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통해 이미경 CJ 부회장의 일선 퇴진을 요구한 의혹에 대해서도 증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손 회장은 2016년 12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거침없는 발언을 내놓아 주목받았다. 그는 당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대통령의 말이라면서 이미경 부회장 퇴진을 압박했다고 증언했다. 손 회장은 청문회 증언에서 “2013년 하반기 조 수석과 전화 통화 기억하느냐”라는 김경진 의원(국민의당)의 질문에 “처음에는 (조 수석이) 만나자고 해서 만났는데, (조 수석이) ‘이미경 부회장이 자리를 비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말이라고 전했다”고 답했다.
‘사퇴 압박 발언’을 전한 조 전 수석도 이날 증인으로 함께 출석해 이 부회장 퇴진 압력 배경 등에 관해 설명한다. 손 회장과 조 전 수석 사이에 증인끼리 공방을 벌일지도 관심사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1년 넘게 중단됐던 조 전 수석 본인의 첫 정식 재판도 같은 재판부 심리로 열린다. 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CJ 측에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부회장을 퇴진시키라고 강요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작년 1월 공판준비기일이 열렸지만,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다른 구속 피고인들의 재판을 먼저 진행하느라 한동안 심리가 중단됐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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