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앞두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잇따라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지지하며 북미 대화 가능성까지 시사한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가 북미 대화의 전제조건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는 7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대화로) 돌아선 것이냐’는 질문에 “변화는 없다”고 답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통해 무언가 나올 수 있다면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며 “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통화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북한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헤일리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언젠가 북한과 대화할 수는 있겠지만 많은 것들이 해결된 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멈춰야 하며 핵무기 포기에 대해 대화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남북 대화 시작은 미국에도 좋은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지금은 매우 위험한 국면”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이 성취해야 할 의무”라며 “미국은 김정은이 로스앤젤레스·덴버·뉴욕을 위험에 처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과거 정부와 달리 우리는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할 의도가 있다는 것을 북한이 알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국장은 특히 북한이 핵무장을 포기하는 급진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확신한다”면서도 “(과거 북한이 합의를 저버린) 역사를 보면 (남북 대화가) 김정은의 전략에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며 김정은은 핵 능력을 계속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9일 열릴 (남북 고위급) 회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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