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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리포트]OECD가 농업에 주목하는 이유

박정호 KDI 경제정보센터 팀장

개도국 농산물 소비 급증·국제 분업화로 식량안보 위협

박정호 KDI 경제정보센터 팀장




최근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신기술과 신산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러한 신기술·신산업 못지않게 가장 전통적인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농업 부문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OECD가 농업 부문에 지속적으로 리포트를 내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주요한 이유는 인구 증가율이 농업 생산성 증가율보다 높은 것입니다. OECD 연구자료에 따르면 최근 농업 생산성 증가율은 연평균 2.6%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 세계 인구는 매년 8,000만명 증가해 연평균 3%를 웃도는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구 증가는 여러 개도국의 인구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향후 10년간 세계 인구 증가의 95%는 개발도상국에서 유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현재 추세를 유지할 경우 오는 2025년 전 세계 인구 81억명 중 67억명이 개도국 인구에 해당하며 이는 세계 인구의 82.7%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개도국 국가의 인구 급증은 국제적인 농산물 수급 문제에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 개도국發 식량 위기 확대

농업생산량 웃도는 인구증가율

단백질 위주 식습관 변화 등에

육류·낙농품 소비량 크게 늘고

식용작물 재배량은 되레 줄어

☞ 韓 곡물자급률 ‘꼴찌’ 수준

곡물 연 1,500만톤 수입 의존



OECD 국가 중 32위로 최하위

안정적 식량 확보 전략 마련을

농산물 소비 패턴의 변화는 인구 증가에 따른 소비총량의 증가뿐만 아니라 식습관의 변화에서도 확인됩니다. 아시아 지역의 개도국을 중심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이들 지역의 식습관이 변했습니다. 기존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대신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증가했습니다. 물론 아직 저개발국가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선진국에 비해 절반 수준이지만 향후 10년간 연평균 1.4%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낙농품에 대한 수요 역시 개도국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소비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개도국은 우유·치즈·버터 등 낙농품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 낙농품 소비량이 23%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상에서 설명한 농산물 수요 측면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농산물 생산 부문에도 커다란 변화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곡물 부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식습관이 곡물을 통한 탄수화물 섭취에서 동물성 단백질 섭취로 변함에 따라 곡물 생산자들 역시 식용보다는 옥수수·오일작물과 같은 사료 목적으로 곡물을 재배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10년간 추가로 늘어날 곡물 소비 중 70%가 사료용으로 예상됩니다. 바이오 연료용 작물의 경우 국제 유가 수준의 하락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농업 부문에서 이와 같은 국제사회 분업화 추세는 육류뿐 아니라 여타 주요 농산물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즉 농산물의 공급과 수요가 분리되면서 소수의 수출국가가 공급을 담당하고 다수의 수입국가가 이를 수요하는 형태로 진화되고 있습니다. OECD는 현재 추세가 유지될 경우 2024년께는 미국은 돈육 부문에서 전 세계 수출 점유율의 32%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브라질은 설탕·닭고기·쇠고기 부문에서 각각 50%, 31%, 20% 수준의 전 세계 수출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낙농품의 경우에는 뉴질랜드가 버터는 48%, 전지분유는 56% 수준에서 전 세계 수출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농산물 소비 총량의 증가와 농업 부문의 국제적 분업화로 많은 국가들이 향후 필요한 식량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을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역시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국제사회가 식량 수급에 어려움이 유발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식량 안보 문제까지 우려된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곡물 자급률이 24% 수준으로 OECD 회원국 34개국 중 32번째로 낮은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는 필요 곡물이 1년 기준 대략 2,000만톤이지만 이 가운데 쌀 400만톤을 포함한 500만톤 정도만 국내에서 생산하고 나머지 1,500만톤은 수입하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그동안 우리나라에 주요 식자재를 공급해왔던 중국 역시 2004년부터 식량수입국으로 전환돼 식량 자급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앞으로 먹거리를 어디서 어떻게 구해야 할까요? 최근 OECD가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일관된 노력을 독려하고 있음을 우리 모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선 노력이나 방향, 또는 소속 국가들의 정책 성공 사례 등을 소개하는 코너가 4주 1회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칼럼을 집필해줄 박정호 KDI 경제정보센터 팀장은 연세대에서 경제학을, KAIST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 상임이사, 세종시 지역산업발전위원, 국민대 인재양성 자문위원, 이야기경영연구소 기획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으로 디자인 산업·인력 육성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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