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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대통령 개헌 발의 강행땐 국가적 불행"

■ 국회 개헌·정개특위 위원장 인터뷰

헌법은 정치 세력 간 합의 필수

文 직접 나서면 국회와 정면충돌

'선거와 무관한 개헌' 설득 필요

단계적 개헌, 명분·현실성 없어





김재경(사진) 국회 개헌·정개특위 위원장(자유한국당)이 11일 “국회를 건너뛰고 ‘대통령 개헌 발의’가 강행된다면 국가적 불행이 초래될 것”이라고 밝혔다.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3월 중 국회에서 개헌 발의가 안 되면 정부가 그보다 일찍 개헌안을 준비해놓아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답답한 심정에서 한 이야기일 것”이라며 “대통령 개헌 발의는 그렇게 쉽게 꺼낼 카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력구조 개편’은 뒤로 미루는 ‘단계적 개헌’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두고는 “현실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 발언은 개헌의 당위성을 다시 설명한 것으로 본다”며 “한 번 꺼내면 다시 쓸 수 없는 칼인 만큼 ‘네가 안 하면 내가 한다’는 식으로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는 지난해 말 성과 없이 종료된 개헌특위 활동 기한을 6개월 연장하고 정치개혁특위와 통합해 ‘개헌·정개특위’로 진용을 정비했다. 한국당에서 위원장직을 맡기로 한 가운데 4선 의원인 김 위원장이 선임됐다. 그는 “대통령도 발의 권한을 갖고 있기에 이를 국회가 저지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강행 자체가 국회와의 정면충돌인 만큼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6월 개헌’이라는 시점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개헌 국민투표를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르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헌법이라는 게 까다롭고 엄격한 요건이 필요한 만큼 내용과 주체, 절차에 대한 정치 세력 간의 합의가 필수”라며 “이게 가능하다면 다음달인들 못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개헌을 패키지로 끼워 넣는다’는 야당 측 주장을 의식한 듯 “청와대와 여당이 국민을 향해 선거와 상관없는 개헌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며 “이런 작업이 없을 때 개헌이 정쟁(政爭)으로 돌아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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