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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드-갈림길 선 체코]'러시아행' 제동 걸린 제만…'EU행' 승객 늘린 드라호시

체코 대선 1차 투표 결과

재선 노린 제만, 과반 실패로 미완 1위

2위 드라호시는 3·4·5위 지지 얻어

이달말 결선 투표 유력 후보 부상

표심 향방 따라 유럽 전역 파장 예고





서유럽 중심의 유럽연합(EU)과 대립각을 세워온 체코가 이달 말 치러질 대통령 결선투표를 앞두고 동서 유럽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친(親)러시아 기조를 내세우며 EU에 맞서온 밀로시 제만 현 대통령과 친EU를 강조하는 중도파 정치 신인 지리 드라호시 후보가 맞붙는 결선투표는 지난 13일 마친 대선 1차 투표 이후 야권 연합이 결성되면서 팽팽한 레이스가 예고됐다. 전문가들은 오는 26~27일로 예정된 결선투표가 체코의 앞날뿐 아니라 동서 갈등이 깊게 자리 잡은 유럽 전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체코 표심의 향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주 말 치러진 1차 투표에서 제만 대통령이 득표율 38.6%로 과반 확보에 실패한 가운데 야권 세력이 드라호시 후보로 결집함에 따라 드라호시에게 기회가 왔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차 투표에서 총 28.2%의 지지를 받은 3, 4, 5위 후보가 나란히 드라호시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일종의 야권 단일화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드라호시 후보의 1차 투표 득표율은 26.6%지만 이번에 지지를 표명한 야권 후보들의 득표율을 합친 단순 합계는 54.8%가 된다.

이에 따라 지난 5년간 체코를 지배해온 제만 대통령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그동안 친러·친중·반서방 노선을 표명해온 체코의 입장이 바뀔지가 주목된다. 1998~2002년 총리를 지낸 뒤 정계의 막후 실력자였던 제만 대통령은 2013년 첫 직선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EU와 충돌하는 자신만의 친러시아적 외교정책을 구사해왔다.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반대하고 EU의 난민 강제할당제에 반기를 들어 폴란드·헝가리와 함께 ‘EU 내 문제아’ 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제만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지난해 집권한 반EU주의자인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와 함께 난민 문제 등을 놓고 EU 지도국들과 날을 세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런 가운데 반(反)극단주의와 반포퓰리즘을 표방하며 등장한 드라호시 후보가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르자 국제사회에서는 이번 대선이 체코에는 EU 및 서방과의 관계를 회복할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화학교수 출신인 드라호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체코과학대 총장을 지낸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신인이다. 드라호시 후보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체코는 동유럽이 아니라 민주주의 서유럽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며 “친러시아 기조에서 벗어나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체코의 헌신을 재확인하겠다”고 밝혔다. BBC방송은 드라호시 후보에 대해 “스스로 국가를 단합시킬 수 있는 중도 정치인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정치적 기반 없이 ‘좋은 사람’ 이미지만 강조해온 그가 마지막까지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선투표로 체코와 함께 반서방 행보를 보여온 다른 국가들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BBC는 “체코 선거는 다른 옛소련 국가들에 기념비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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