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명 파견 강릉·서울서 공연

北 판문점 통한 육로 방문 요청

남북 '평창 실무회담' 17일 개최

우리 측 수석대표인 이우성(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과 북측 단장인 권혁봉(왼쪽)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 등이 15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마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북한의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이 강릉과 서울에서 각 1회씩 총 2회 공연한다. 북한이 예술단의 판문점을 통한 육로 이동 방안을 요청한 가운데 이것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통일부는 15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남북실무접촉’을 진행한 뒤 평창올림픽 계기 북측 예술단의 방문 공연과 관련한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남북은 “북측은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을 남측에 파견한다”며 “북측 예술단은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진행한다”고 합의했다. 공연 예정일은 평창올림픽 개막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북측 예술단의 공연 장소, 무대 조건, 필요한 설비, 기재 설치 등 실무적 문제들은 쌍방이 협의해 원만히 풀어나가도록 하고, 관련하여 북측은 조속한 시일 내 사전 점검단을 파견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공동보도문은 또한 “남측은 북측 예술단의 안전과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기로 했다”면서 “기타 실무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문서교환 방식으로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방남이 확정된 삼지연 관현악단은 오케스트라 80여명에 노래·춤을 담당하는 단원, 기술 스태프를 합쳐 총 140명 규모다. 과거 북한의 삼지연 악단은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인민들의 지향과 요구에 맞는 음악을 만들라”는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침에 따라 결성된 일종의 ‘팝 오케스트라’로 알려졌다.



공연 레퍼토리에 대해 우리 측 수석대표였던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북측은 통일 분위기에 맞고 남북이 잘 아는 민요, 세계명곡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예술단은 판문점 육로를 넘어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이 실장은 “북측은 예술단이 판문점을 경유해 서울·평창까지 육로로 이동하는 방안과 이에 따른 우리 측의 수송 편의 제공을 요청했다”면서도 “최종적으로는 북한의 사전점검단이 와서 확정을 지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실무접촉에 이어 17일에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전반적인 논의를 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 실무회담(평창 실무회담)이 열린다. 북측은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3명의 대표단이, 우리 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한 3명의 대표단이 회담에 나선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 언론의 북한 관련 보도내용에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남조선 보수언론들 속에서 동족의 성의를 우롱하고 모독하는 고약한 악설들이 쏟아져나와 세상을 경악시키고 있다”며 “여론관리를 바로 못하고 입 건사를 잘못하다가는 잔칫상이 제사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효정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