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직접 쓴 곡이 ‘장재인의 영혼’이라고 하면, ‘버튼’은 ‘장재인 운석의 한 조각’이 아닐까요”
인터뷰 내내 어디로 튈지 모를 정도로 날 것 같은 매력의 소유자 장재인. 그만큼 그는 꾸밈이 없고 순수했다. 하지만 그 자유분방함을 한 겹 걷어내면 꽤나 단단한 그의 내면이 드러난다. 몇 번의 고비와 부침을 겪고,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에 맡기다보니 어느새 아티스트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장재인은 부쩍 성장해있었다.
“어떤 장르나 곡이든 그 안에 제 자신이 표현되면 저는 너무 만족스러워요. 사실 스물 둘, 셋 때는 ‘나는 이런 장르만 해야겠다’고 갇힐 뻔 하기도 했어요. 이제는 거기서 뚫고 나와서 내가 느끼는 생각대로 해내가자는 생각이 가장 크게 들어요”
생각이 바뀌다보니 앨범 발매시기에 대한 욕심도 사라졌다. 무언가 성과를 내야 할 것 같고,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앨범으로 대중 앞에 나서야 할 것 같은 조바심도 시간과 함께 흘려보냈다.
“사람이 스물여덟 살이 되다보니 고집이 아집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이제는 흐름에 따라 가려는 생각이 커요. 내 알맹이를 단단히만 한다면 앨범은 언제 나와도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그보다 완성도가 중요하죠. 나이에 대한 집착과 강박이 있었는데 이제는 사회의 흐름에 적응하면서 내가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으면서 내려놓는 법을 배웠어요”
장재인은 현재의 시간을 5~60대 뮤지션 장재인을 위한 기초 공사처럼 여겼다. 조니 미첼이나 오누키 타에코 같은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부지런히 노력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조니 미첼의 행보가 참 멋있어요. 쉰이 넘어서도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아티스트로서 큰 축복인 것 같아요. 또 오누키 타에코라는 가수가 있는데, 그 분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에 동화 같은 힐링이 와요. 그런 가수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진짜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아직은 너무 못해요. 그래서 지금은 미친 듯이 음악도 듣고, 집과 회사를 반복하면서 음악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K팝스타2’ 오디션 당시 바닥에 주저앉아 기타를 쳤던 강렬한 이미지 때문인지, 흔히들 장재인을 두고 ‘고집이 셀 것이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장재인은 자신을 미스틱 소속 가수 중 가장 말을 잘 듣는 가수였다며 억울함을 표하기도 했다. 이제야 비로소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번 앨범 때문에 제가 미스틱에 온 이후 처음으로 고집을 부렸어요. 나는 고집 부리는 캐릭터인데 단 한 번도 고집 부리지 않았던 제 자신에게 화가 나더라고요. 이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고집을 부려봤죠. 수정 녹음도 다섯 번이나 했어요. 작사, 작곡에도 참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석에 있어 서라도 단단히 자아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내 음악에 내 소울이 들어가야 듣는 사람에게도 와 닿을 수 있거든요”
특히 장재인은 저마다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통해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 작업에 더욱 고집을 부린 것도 이 때문이다.
“‘버튼’을 들었을 때 가슴이 채워지고 위로가 된다면 다 이룬 기분일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메시지는 위로에요. 사람들은 다 위로가 필요해요. 음악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어요. 그러려면 저의 내공이 더 쌓여야겠지만”
새 앨범으로 2018년의 시작을 알린 장재인은 나름대로의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두고 올 한해를 대비하고 있다. 그는 음악적인 성장, 자작곡 발매와 함께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담백한 인간’이 되자는 목표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슈퍼스타K’ 끝나고 쓴 곡이 있어요. 누구와 차 한 잔 하는 것도 쉽지 않고 외로웠던 당시의 마음을 표현해서 ‘티(Tea)’라는 곡을 썼어요. 그 곡을 빨리 발표하고 싶어요.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음악 공부들을 더 열심히 해서 리듬을 잘 타는 뮤지션이 됐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두 해 동안 이어왔던 ‘담백한 인간이 되자’라는 목표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어요”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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