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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최승호, 2018 MBC를 말하다 #일일극폐지 #예능시즌제 #배현진·김성주

최승호 사장이 신년을 맞아 취임 한 달 간의 소회와 앞으로 MBC의 방향을 이야기했다. 먼저 시사교양, 보도국, 예능 및 드라마 등에서 개편을 예고했으며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MBC 사장 신년 기자간담회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최승호 문화방송 대표이사(MBC 사장)가 참석했으며 허일후 아나운서 사회로 진행됐다.

/사진=MBC




최승호 사장은 “프로그램들이 속속 복원되고 있는 중이다. 우선 2월 1일부터는 그동안 임시체제로 진행되던 라디오도 정상 체제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2월 1일은 목요일이므로 5일 월요일이 시작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허일후 아나운서의 부연 설명.

이어 “대규모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135억 더 제작비를 투자한다. 전체 제작비의 7%가 증액됐다”며 “외주제작에서 자체 기획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는 대형 자체기획 드라마들이 나올 예정이다”고 말했다.

일일극은 ‘전생에 웬수들’을 끝으로 폐지된다. 5월부터는 MBC에서 일일드라마를 볼 수 없게 되는 것. 최승호 사장은 “MBC에 드라마가 너무 많다. 일일극을 만들기 위해 대여섯 명의 PD가 투입돼야 한다. 일일극보다 제대로 된 미니시리즈를 더 만들고 실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예능에서는 파일럿과 시즌제가 주요 키워드다. 최승호 사장은 “취임할 당시 PD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주겠다고 얘기했다”며 “설특집부터 파일럿 프로그램을 대거 만들 계획이고 봄 개편부터는 예능에도 시즌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기존 프로그램에서도 얼마든지 시즌오프가 가능하다는 설명. 최승호 사장은 “기존 프로그램 중 잘나가는 프로그램들도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시즌오프하고 과감하게 새 시즌을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무한도전’ 김태호 PD도 새로운 것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시사프로그램에서는 ‘PD수첩’이 복원됐다. 도올 선생님이 진행하는 ‘도올스톱’이라는 신개념 토론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스트레이트’라는 제목의 신개념 탐사 보도 프로그램도 있다. 주진우 기자와 김의성 배우가 진행자 역할을 해주고 MBC 중견 기자 7명이 취재자로서 탐사 보도를 해나갈 것이다”고 보도국의 변화 방향도 짚었다.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터. 최승호 사장은 “방송 광고는 점점 줄어들고 방송 제작에 들어가는 요소 가격은 뛰어오른다. 평창올림픽 119억, 러시아월드컵 487억 원 등 스포츠 행사 중계권료만 600억이 넘는다”면서도 “프로그램을 살리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보답하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결국 MBC가 되살아나는 길”이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지난한 파업의 끝, 최승호 사장은 지난 김재철·김장겸 사장 시절을 ‘구체제’라고 표현했다. 그는 “MBC 정상화 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며 “노사 공동 위원회가 될 것이며, 이달 말 노사 간 상견례를 갖고 활동을 시작할 것 같다. 위원회에서 노사가 공동으로 여러 사안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진=MBC


방송사 특유의 비정규직 문제, 파업기간 동안 대체인력으로 들어온 직원들, 또 앞서 예고한 공채까지 인사 개편도 계속해서 이어져야 하는 상황. 최승호 사장은 “비정규직 문제는 일단 조사하고 현황 파악 후 처우 개선과 정규직화에 대해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조직이 새로운 인재를 원하고 있다. 5월 초에는 MBC의 새싹들이 들어오게 될 것이다”라며 6년 만의 공채 부활을 예고했으며 구체제의 구성원들과 파업 후 돌아온 구성원들의 갈등에 대해서는 “쉽게 봉합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최승호 사장은 “동료가 쫓겨난 자리에 본인이 들어와서 차지하고 권력에 굴종하는 것에서 나아가 때로는 적극적으로 부역하며 국민을 배신했다. 그들과 정직과 해직 등 온갖 징계를 감수하면서 파업하고 싸웠던 이들 사이의 일은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배현진과 김성주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배현진에 대해서는 “구체제 MBC 뉴스에 문제가 많았는데 그 중심에 있던 분”이라며 “MBC가 새 노력을 하는 상황에서 그분이 다시 뉴스에 출연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구체적인 거취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성주에 대해 “경영자로서 김성주 전 아나운서는 그동안 MBC를 위해 큰일을 많이 해주셨고 고마운 분”이라며 “전 경영진이 자사 캐스터를 배제하면서 김성주 캐스터를 과도하게 활용했다. 그분도 불편해했다. 평창올림픽부터는 자사 캐스터들이 기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오랜만에 방송을 하니 모자란 것이 많다. 2012년에 잘렸는데 벌써 6년이 다 돼간다. 저도 다른 구성원들도 나이가 꽤 많이 든 채로 돌아왔다. 지혜는 깊어졌겠지만 방송 감각을 현장과 매치시키는 것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앞으로 MBC가 실수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드릴 수는 없어도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약속은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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