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워싱턴 정치를 상징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상대하는 한편 모범생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형성하면서 기존 정치인들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왔다. 이 와중에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CNN 등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로 공격하며 전쟁을 벌이고 대중과 직접 소통을 위해 특유의 ‘트윗 정치’에 몰두했다. 그러면서 즉흥적인 분노와 선동, 과장과 자기과시의 언어들을 트위터로 갈겨댔다.
트럼프의 좌충우돌 막말은 북핵 문제에 대응하면서 두드러져 한반도 위기를 악화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지금껏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트위터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비하하기도 했다.
튀는 언행과 상대에 대한 압박은 부동산 사업가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저서인 ‘거래의 기술’에서 강조했던 것들이 그대로 답습됐다는 평가다. 또 그가 대중적 인기를 얻은 TV 리얼리티 쇼인 ‘어프렌티스’를 진행한 경험이 국정마저 즉흥적으로 운영하는 스타일을 낳아 기존 질서를 무너뜨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바티칸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그는 정말 멋지다. 대단한 ‘사내(guy)’였다”고 밝혀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하기도 했다.
ABC 방송은 “트럼프를 전후로 미국 대통령직의 정의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최근 뉴욕타임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이 어떻게 했는지를 좀처럼 물어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티와 엘살바도르,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거지소굴’ 국가라고 비난하고 지난해 샬러츠빌 유혈 폭동 사태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를 사실상 두둔하는 등 인종주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팽배하다. 줄리언 젤라이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통제 불능의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대통령직에 새롭게 도입했다”며 “심지어 진실이 아닌 것을 얘기하는데도 거리낌이 없다”고 꼬집었다./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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