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편성돼 오늘(18일) 첫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과의 ‘독한 대담’, 강유미의 ‘다스투어’ 등의 흥미로운 내용을 담으며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블랙하우스’는 김어준의 세 가지 약속으로 프로그램의 문을 열었다. 김어준은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멈추지 않겠다, 얼굴 클로즈업은 되도록 안 하겠다, 유시민 작가의 새 일자리를 알선하겠다”는 선언을 하며 시사 이슈를 집요하게 파고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첫 번째 코너인 ‘독한 대담’에선 양정철 청와대 전 비서관과의 솔직하고 은밀한 대담이 진행됐다. ‘독한 대담’은 양 전 비서관의 일시 귀국에 맞춰 기습 섭외에 나선 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던 바. 양 전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의리와 확고한 정치적 소신을 밝히며 대담을 나눴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내장기관 중 하나에 자신을 비유해달라는 김어준의 요청에 ‘손수건’, ‘횡경막’을 들며 조력자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꼭 필요할 때 꺼내는 것’과 ‘바른 보행을 도와주는 것’이 각기 이유였다.
김어준이 “횡경막은 포유류에만 있는 것. 직립보행이랑은 관계없고”라고 말하자, 양 전 비서관은 “포유류면 닭이랑 이런 거랑은 다르지 않느냐”며 뼈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청와대를 떠나고 조언을 해주거나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위험한 일이다. 절대 안 한다. 내가 걱정되고 청와대가 걱정돼서 훈수를 두고 코치를 두기 시작하고, 그것이 반복되면 불편해지는 것이 권력의 생리, 청와대의 매커니즘, 사람의 심리“라고 지적하며, 그런 욕구가 생길 때마다 ”최순실을 보고 참는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이) 퇴임하면, 퇴임해서 마지막까지 모시는 제 의리와 도리를 다하고 싶다“고 밝히며 의리를 과시, 제기되고 있는 정계 복귀설에는 선을 그었다.
두 번째 코너인 ‘이슈브리핑’과 ‘강특보의 흑터뷰’에서는 개그우먼 강유미가 끊임없이 ”다스(DAS)는 누구겁니까“를 외치며 다스의 주인을 찾아다니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파일럿 방송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눈 앞에서 놓친 강유미는 이번에는 반드시 직접 질문하겠다며 열의를 보였다. 강유미는 이 전 대통령의 집무실 앞에서 소위 말하는 기자들의 ‘뻗치기’를 진행하며 그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눈앞에서 실패. 강유미는 “적극적으로 외치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강유미는 결국 전문가를 찾아갔다. 안원구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을 찾아간 강유미는 그에게 18년간 이상은 회장(현 다스 회장,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를 모셨던 운전기사 정보를 들었고, 그를 만나 경주에서 ‘이상은 회장 찾기’에 돌입했다.
이상은 회장의 전 운전기사의 수첩을 바탕으로 ‘다스 투어’에 나선 강유미는 이 회장이 주로 다니던 곳들을 방문하며 ”다스는 누구겁니까“라고 외쳤다. 이 회장이 자주 들렀던 안마숍에서는 직접 안마를 받으며 안마사와 대화, 웃음을 자아냈다.
골프장, 식당 등 경주 곳곳을 뒤졌지만 이상은 회장 찾기에 실패한 강유미는 다스 본사까지 찾아가 그를 찾았다. 하지만 문 앞에서 출입을 거절당했고, 결국 그녀는 ‘다스는 누구겁니까’라고 적힌 깃발을 꼽고 발길을 돌렸다.
‘거의’ 정치 시사쇼를 표방하는 만큼 마지막 코너인 ‘이슈 벙커’에서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가 출연해 ‘북한의 공포와 욕망’을 주제로 깊이 있는 토크를 진행했다.
양 전 비서관 대담부터 다스투어, 최신 시사이슈 토크까지 다채롭고 강력한 구성으로 돌아온 ’블랙하우스‘가 시청자의 시사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유머와 사회비판적 시각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계속될지 주목된다.
/서경스타 오지영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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