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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문장의온도] 서민에 천착한 실학자의 따스한 문장

■이덕무 지음, 다산초당 펴냄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는 책만 읽는 바보라는 뜻의 ‘간서치(看書癡)’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일상 속 숨은 아름다움을 발견해 문장에 녹여내는 ‘에세이스트’였다. 그의 저서 ‘선귤당농소’에서 사계절과 산의 풍경들을 묘사한 ‘춘산선선 이하산적적 추산구구 이동산율율(봄 산은 신선하고 산뜻하고/여름 산은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진다/가을 산은 여위어 수척하고/겨울 산은 차갑고 싸늘하다)’이란 문구는 대우와 대조의 묘미가 살아 마치 글에 소리와 색깔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은 이덕무의 저서인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에서 아름다운 문장들을 꼽아 담고 이에 대한 간단한 해석을 덧붙였다. 그는 18세기를 대표하는 지식인이면서도 치열한 생활인이기도 했다. 다른 지식인처럼 탁상공론에만 매달리지 않고, 서민들의 삶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담집 ‘운명에서 희망으로’에서 대학 시절 롤모델로 이덕무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책 속에는 이웃노인이나 동네 아이들의 모습, 아침저녁의 노을빛 등 소소한 일상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다. 쉽게 넘길 수 있는 대상도 따스한 시선으로 관찰했던 그의 섬세함을 엿볼 수 있다. 문장의 온도는 결국 따뜻한 시선에서 나오는 셈이다. 1만5,000원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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