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움으로 치료도 받고 친구들처럼 맘껏 뛰어놀고 싶어요.”
희소병을 앓는 라오스 열세 살 소녀 셍마니와 자매들은 한국 기업과 병원의 도움의 손길에 작은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21일 아프리카아시아난민교육후원회(ADRF)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말라리아에 걸려 병원에 간 셍마니는 지중해성 빈혈 진단을 받았다. 헤모글로빈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아 빈혈을 자주 겪고 성장이 더뎌지는 유전성 희소병이다. 골절·담석·궤양 등 합병증으로 번지기도 한다.
약을 먹으면 낫는 환자도 있지만 증상이 심하면 정기적으로 수혈을 받거나 골수 이식까지 받아야 하는 병이다. 라오스와 같은 일부 저개발국에서는 지중해성 빈혈에 걸린 아동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15세가 되기 전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셍마니는 수혈을 받아야 했지만 돈이 없었다. 부모가 이혼하면서 여동생 둘과 함께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할머니는 빈 병이나 폐지를 주워다 팔아 생계를 유지해왔고 네 가족의 끼니를 해결하기도 벅찼다. 지난해에는 동생인 달리(12) 또한 지중해성 빈혈에 걸렸으며 막내 시파파이(8) 역시 이 병일 가능성이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이런 소식을 접한 ADRF는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세 자매를 이달 16일 초청했고 경기도 수원의 수여성병원이 무료로 검진을 해줬다. ADRF의 한 관계자는 “다행히 막내 시파파이는 지중해성 빈혈에 걸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셍마니와 달리는 라오스로 돌아가서도 정기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삼성전자가 돕기로 했다”고 전했다.
1994년 설립된 ADRF는 해외 빈곤 아동들에게 교육을 지원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현재 17개국, 22개 학교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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