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거 넘친다!” 지난 19일 서울의 한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청소담당자 김길자씨가 바삐 움직였다. 변기 물이 넘쳐 흐르면서 화장실은 악취로 가득 찼다. 김씨는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면 이렇게 함부로 쓸 수 있겠느냐”며 “조금 더러워도 차라리 휴지통만 비우면 됐던 예전이 훨씬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동안 악취와 위생 문제 유발 원인으로 지적돼온 ‘변기 옆 휴지통’에 대해 정부가 공중화장실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이를 없앴지만 오히려 낮은 시민의식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생리대, 테이크아웃 커피잔 등 온갖 쓰레기가 버려진 변기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막히는 곤혹을 치르고 있다. 손해는 고스란히 대다수 시민에게 돌아온다. 변기에서 넘쳐 흐른 오물을 치우느라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공중화장실 앞에서 뒤돌아 가는 시민들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이정욱(34)씨는 “공중화장실에서 휴지통이 없어지자 예전보다 더 심각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내 공중화장실 담당인 김민숙씨도 “자기만 편하려고 기본적인 공공시설 사용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두형·오지현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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