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부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상치호’의 침몰로 인한 환경피해가 점차 악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해양오염을 막기 위해 침몰선 인양을 검토하고 있지만 선박이 너무 커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중국청년망에 따르면 중국 국가해양국은 전날 상치호 주변해역 30곳에서 해수 샘플을 채취해 오염상태를 분석한 결과 총 30곳 중 17곳 샘플의 석유류 물질 농도가 해수 수질표준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유출된 기름으로 오염된 해역이 총 260㎢에 달한다며 해양오염 피해를 최소화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유조선 상치호는 지난 6일 오후 8시쯤 콘덴세이트를 싣고 이란에서 한국으로 향하다 홍콩 선적 화물선인 ‘창펑수이징’호와 충돌한 뒤 불길에 휩싸였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제주도에서 남서쪽으로 300여㎞ 떨어진 지점이다. 상치호의 침몰로 13만6,000t의 콘덴세이트가 약 10㎢의 해역으로 유출된 것으로 중국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상치호에 실린 콘덴세이트 선적량은 역대 최악의 해상오염인 1989년 엑손 발데스호의 원유 유출량(3만5,000t)보다 많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침몰선 인양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즈광루 중국 해상수색구조센터 부주임은 “최선의 방안은 침몰선을 인양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선박이 너무 크고 위험해서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임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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