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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눈송이 소년’에 전달된 성금은 달랑 130만원…네티즌 ‘분노’





13억 중국인의 마음을 울린 ‘눈송이 소년’에게 온정의 손길이 쇄도했지만 정작 이 소년 가족이 받은 성금은 8천 위안(약 130만원)에 불과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눈송이 소년은 최근 중국의 소셜미디어에 사연과 사진이 소개된, 윈난(雲南)성의 8살 소년 왕푸만(王福滿)을 말한다.

사진 속 왕푸만은 겨울옷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얇은 옷차림을 한 채 머리와 눈썹은 온통 눈으로 뒤덮여 서리까지 맺혔고, 볼은 추위에 빨갛게 상기됐다.

이 초등학교에서 약 4.5km 떨어진 마을에 사는 그는 매일 1시간 넘게 걸어서 등교한다. 영하 9도의 맹추위 속에서도 목도리나 장갑을 하지 않은 채 걸어서 등교하다가 이런 모습이 된 것이다.

담임교사가 찍은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국에 전해졌고, 그에게는 ‘눈송이 소년’(氷花男孩)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이에 중국 전역에서는 온정의 손길이 쇄도했고, 수일 만에 모인 성금의 액수는 30만 위안(약 5천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 소년의 가족이 받은 성금은 고작 8천 위안(약 130만원)에 불과했다. “하룻밤 새에 부자가 되는 것은 어린이에게 좋지 않다”는 것이 당국이 밝힌 이유였다.

자오퉁시 교육국은 왕푸민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학생 81명에게 각각 500위안(약 8만원)의 지원금을 전달하는 등 30만 위안의 성금을 모두 불우 어린이를 돕기 위해 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고 홍콩 빈과일보는 전했다.



지방 관료들이 빈민층에게 나눠줘야 할 구호금을 도중에서 가로채 착복하는 일이 끊이지 않는 중국에서 이 성금이 어떻게 쓰일지 누가 알겠느냐는 반응이었다.

네티즌들은 앞다퉈 “교육국을 어떻게 믿나. 교육국이 제대로 일했으면 이러한 불우 어린이도 나오지 않았다”, “단계마다 착복하고 나면 남는 돈은 별로 없을 것이다” 등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한 네티즌은 “성금 사용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된다. 누구에게 얼마를 전달했는지 공개하면 시민들이 알아서 검증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왕푸만은 정부 기관의 후원으로 자신의 평소 소원이었던 베이징 관광의 꿈을 이뤄 아버지, 누나와 함께 20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톈안먼(天安門)광장의 국기게양식, 베이징 경찰 특수부대, 자금성, 만리장성 등을 둘러본 왕푸만은 “베이징의 집은 너무나 따뜻하다. 옷을 한 겹만 입고 자도 된다. 이렇게 따뜻한 곳에서 자다니 기적 같다”고 말했다.

왕푸민처럼 농민공 부모와 떨어져 농촌에 홀로 남겨진 ‘류수아동’(留守兒童)의 수는 중국 전역에 6천100만 명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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