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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나를 구조한 음악”…암흑기를 뚫고 나온 윤하의 위로

/사진=C9엔터테인먼트




가수 윤하가 무려 5년 5개월 만에 본업인 가수로 돌아왔다. 스스로 ‘암흑기’라고 표현할 만큼, 긴 터널 같던 시간을 보낸 윤하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정규 5집 앨범 ‘레스큐(RescueE)’로 재기의 물꼬를 텄다.

“3년 전부터 암흑기를 지나는 기분이었다. 조금 지쳤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환경이 됐는데 ‘이게 맞나?’라는 의문이 들었고, 목도 좋지 않았다. 음악이 아무리 두드려도 잘 열리지 않는 문처럼 느껴졌다. 그때는 다 재미없었다. 그래서 음악을 듣지 않고 활자나 영화를 봤다. 전환이 필요했다”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 담담한 어조로 답변을 이어나갔지만, 언뜻 내비치는 그 당시의 고민의 깊이는 꽤나 크고 깊었다. 음악에 대한 염증을 시작으로 어떤 게 진심이고 어떤 게 겉핥기식의 관계인지 분간할 수 없는 인간관계도 그를 괴롭혔다. 이런 과정 속에 그의 앨범도 다섯 번이나 엎어졌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완성한 앨범인 만큼 그에게는 남다른 의미일 수밖에 없다.

“제 스스로 어떤 걸 원하고 있는지 고민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곡과 가사부터 앨범에 들어가 있는 사진, 오브제, 패키징 등 모든 것들에 의미를 담았다. 이 시대에는 좀 무거운 앨범이 아닐까 싶지만, 저를 표현할 수 있는 앨범이어서 굉장히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사진=C9엔터테인먼트


윤하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자신에게 상처를 안겨준 음악으로 치유를 얻었다. 새 앨범이 마치 자신을 구조하는 것처럼 느껴진 그는 정규 5집 앨범의 이름도 ‘레스큐’로 지었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한데는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프로듀싱팀 그루비룸의 역할도 컸다. 그루비룸은 이번 앨범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아 윤하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루비룸과는 이전에 속했던 레이블 리얼라이브에서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인연이 깊은 만큼 서로에 대한 애정이 깊다. 처음에는 작업보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만났다가 자연스럽게 전체 프로듀싱까지 이어졌다. 이 친구들은 힘든 것을 이야기하면 위로해주거나 공감해주는 게 아니라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예상할 수 없는 주제로 대화를 바꾸면서 갇혀있는 나를 빼내주고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줬다”



음악 역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런 음악을 윤하가 할 수 있었어?’라는 반응 역시 이어졌다. 이전에는 애절함과 가창력을 보여주는 것에 주력했다면, 이번 앨범은 힘을 덜어내고 그 빈 공간을 트렌디로 채웠다. 한층 스펙트럼이 넓어진 느낌이었다.

“취향이 바뀐건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작업을 하면서 ‘이런 음악 색깔도 할 수 있구나’하는 용기가 생겨서 재미있었다. 다음 행보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이것의 연장선으로 가게 될지 또 다시 회귀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적절하게 섞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여전히 윤하에게 음악은 어렵기만 하다. ‘비밀번호 486’, ‘혜성’, ‘기다리다’ 등 대부분의 히트곡이 데뷔 초에 집중되어 있는 문제도 여전히 숙제처럼 남아있다. 다만 이번 작업을 통해 윤하는 순간순간 자신이 느끼는 것들을 담아서 일기장처럼 선보일 수 있도록 용기를 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뚝심 있게 무언가를 가지고 나가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원래 성적이 잘 나오는 가수가 아니라 기대를 안했는데 생각보다 이번 앨범 스트리밍 성적이 좋았다. 수록곡 ‘답을 찾지 못한 날’에 예상치 못한 수확도 있었다. 이전 자작곡들이 다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이번 앨범에서는 거의 공동 작업을 했다. ‘답을 찾지 못한 날’만 내가 첫 스케치부터 완성까지 도맡은 곡인데, 생각보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다시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외롭고 혼자라고 느끼는 분들이 이번 앨범을 듣고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말처럼, 윤하는 누군가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더불어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다시 활발한 활동을 펼쳐 보이겠다는 각오다.

“다방면으로 문을 두드리려고 한다. DJ나 연기도 다시 해보려고 한다. 무엇이 됐든 간에 내가 잘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도전해보려 한다. 유리처럼 약했던 나도 결국은 극복했다. 이 앨범을 듣는 여러분도 분명히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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