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down·일시 업무정지)이 조기 극적 타결과 일주일이 넘는 장기화의 기로에 섰다.
AP통신 등은 미 상원이 셧다운 사흘째인 22일 새벽에 진행할 예정이던 임시예산안 표결을 같은 날 정오(한국시간 23일 새벽 2시)로 미뤘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에 표결에 부치는 임시예산안은 3주짜리로 지난 19일 부결된 안보다 일주일 짧게 편성됐다. 이는 여당인 공화당이 민주당이 요구하는 불법체류 청년들의 구제 입법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 역시 미봉책 성격이 짙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다카(DACA)와 국경 보안 이슈를 다루는 입법을 조만간 진행할 것”이라며 셧다운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이 원하는 이민정책의 미비점을 보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임시 예산안이 통과되면 미 연방정부 셧다운은 사흘 만에 별 피해 없이 마무리될 수 있다.
하지만 백악관은 다카 보완 입법 등을 쉽사리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재표결이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민주당이 합법적인 시민들과 군대를 위한 정부를 인질로 잡고 있는 한 불법 이민자 신분에 대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예산안을 상원에서 ‘60% 이상 찬성’이 아닌 ‘51% 찬성’ 만으로 가결할 수 있는 ‘핵 옵션’을 도입해 밀어붙이자고 촉구한 것을 공화당 지도부가 거부함에 따라 여야간 협상의 여지는 커졌다는 분석이다. 당초 22일 새벽 1시로 예정됐던 표결을 미룬 것도 공화·민주 지도부가 어떻게든 협상을 타결하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는 관측이다.
한편 임시예산안이 또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셧다운은 일주일 이상 길어지면서 미국의 경제·사회적 혼란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30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셧다운이 지속하는 가운데 이뤄지길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셧다운 사태가 일주일 이상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전문 방송인 CNBC는 셧다운 여파로 21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선물 가격이 장중 최대 101포인트 하락하고 미 10년물 국채 금리도 0.03%포인트 급등한 2.67%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이라고 전했다./뉴욕=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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