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동작경찰서와 메가스터디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재수종합반에 다니던 김모(21)양이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고시텔에서 목숨을 끊었다. 삼수생이던 김양은 평소 갈등관계였던 재수생 학생들과 함께 학원 소속 학생상담 강사에게 상담을 받은 직후 집으로 돌아가 자살했다.
유가족은 수개월째 메가스터디가 사망원인 규명에 비협조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유가족 윤모씨는 “아이와 갈등관계였던 학생들이 수능 준비생인 점을 고려해 일부러 수능이 끝날 때까지 면담을 기다려왔다”며 “하지만 수능이 끝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당시 상담을 함께 받았던 재수생들과 이를 중재했던 학생상담 강사 등 삼자대면을 메가스터디에서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족은 사고 당일 불과 며칠 전까지 김양이 모의고사 성적이 크게 올라 기뻐하는 등 우울증 증세가 전혀 없었던 만큼 상담시간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 등에 대해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씨는 “며칠 전까지 합격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어 있던 아이가 갑자기 목숨을 끊었는데 부모라면 사고 직전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한 게 당연하지 않느냐”며 “자신들이 가르친 학생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 이렇게 사후처리를 하는 것은 교육기관으로서 예의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메가스터디 측은 경찰 조사에서 자살로 판명된 후에도 유가족들을 위해 각종 배려를 해온 만큼 추가로 요구를 들어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메가스터디의 한 관계자는 “갈등관계였던 학생들의 학부모와 유가족 간 연락까지는 주선했지만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유가족을 만나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당시 갈등관계였던 학생들이 동의만 하면 메가스터디는 학생상담 강사 대동하에 언제든지 삼자대면을 할 용의가 있다”고 해명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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