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에서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통했던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0차 독대’로 불리는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추가 독대가 있었다는 취지로 재차 증언했다. 그는 또 최순실씨가 청와대 비서관들이 대통령 업무보고를 할 때 배석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안 전 비서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22일 열린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이 부회장이 2014년 하반기에 박 전 대통령과 면담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면담은 기억하는데 시기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독대 때 청와대 안가에 와서 인사를 하며 명함을 건넸고 번호를 휴대폰에 저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달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도 증인으로 나와 2014년 하반기 이 부회장을 안가로 안내했고 명함을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검찰은 안 전 비서관의 증언을 토대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12일 만나 뇌물에 관련한 사안을 논의했다고 추정한다. 당초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그해 9월15일이 첫 독대라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숨겨진 독대가 한 차례 더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안 전 비서관은 또 박 전 대통령이 비서관들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 최씨가 배석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최씨가 청와대 관저에 오면 윤전추 전 행정관으로부터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고 (다른 문고리 비서관들인) 정호성·이재만 비서관과 함께 3명이 관저로 들어갔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업무보고가 주로 일요일 3~4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다음 주 자신이 담당한 업무에 대해 각자 대통령께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업무보고 때 처음부터 같이 있는 것은 아니고 보고 장소에서 왔다 갔다 한 것으로 기억한다. 최씨가 배석을 하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안 전 비서관에 따르면 비서관이나 박 전 대통령이 최씨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안 전 비서관은 “최씨가 관저에 먼저 와 있을 때가 많았다. 비서관들이 먼저 나가기 때문에 그 뒤에 (최씨가) 어느 정도 머물렀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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