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엔주재 중국대사에 마자오쉬(54) 전 외교부 대변인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로 알려진 마 전 대변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하는 ‘외교굴기’의 최전선에 서게 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0개월 동안 유엔 제네바 대표부 대사로 일했던 마 전 대변인이 지난주 중국으로 돌아왔으며 이는 차기 유엔주재 대사로 내정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마 전 대변인의 내정이 승인되면 지난 2007년부터 제네바 대표부 대사를 맡았다가 2010년 유엔주재 중국대사로 자리를 옮긴 리바오둥의 전철을 밟게 된다. 유엔주재 대사는 류제이가 지난해 10월 국무원 대만판공실 부주임으로 이동하면서 4개월째 공석으로 있다.
헤이룽장성 출신인 마 전 대변인은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류샤오밍 영국대사와 함께 강력한 차기 유엔 대사로 꼽혀왔다.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1987년 외교부에 입문해 2009년부터 외교부 대변인으로 일했다. 2011년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으로 승진한 뒤 2013년 호주주재 중국대사를 맡은 데 이어 2016년부터 제네바 대표부 대사를 역임했다.
마 전 대변인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사회 내 미국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목소리를 대변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그는 외교부 대변인 시절이던 2010년 중국의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가 국가전복죄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중국에는 반체제 인사가 없다”는 강경 발언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베이징의 국제문제 전문가인 팡중잉은 “시 주석은 분명 덩샤오핑 이후 지도자들과 자신을 차별화해 국제무대에서 더욱 큰 목소리를 내기 원한다”며 “유엔 대사는 시진핑의 야심을 실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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