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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학도병 4,385명 강제동원"...정부 보고서 첫 발간

평양 출신인 고(故) 김준엽 선생(전 고려대 총장)은 지난 1944년 1월20일 학도병으로 일본군에 끌려갔다. 곧바로 중일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던 장쑤성 쉬저우 전선에 배치됐다. 그는 3월29일에 탈출하는데 이 과정은 영화 ‘쇼생크 탈출’에 비견된다. 부대가 행군하기로 한 날 “복통이 났지만 행군은 참가하겠다”고 해 병영 밖으로 나온 뒤 피곤해 자는 척하고 혼자 남은 후 부대를 이탈했다. 다음날 아침 점호에서 김 선생이 보이지 않자 대대적인 수색이 진행됐다. 결국 찾지 못했고 서류상으로는 ‘생사불명’으로 남았다. 김 선생은 이후 한국 광복군에 합류했다.

1944년 일본이 ‘학도지원병’이라는 명목으로 우리나라의 학생과 청년 4,385명을 전쟁에 강제 동원한 구체적인 사실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행정안전부는 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인 청년의 피해 실태 조사 내용을 담아 정부에서는 처음으로 진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행안부 과거사업무지원단과 고려대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함께 진행한 진상조사 결과를 담은 것이다. 학도병 제도 시행 배경, 동원 규모, 부대배치 실태, 생존자 회고록, 일본군 부대 명부 등 학도병 동원 피해 실태를 두루 다뤘다. 행안부는 “이번 보고서는 학도병 피해 실태를 종합적으로 규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도병은 전문학교 이상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군인 동원제도로 1943년 말 기만적인 지원과 전형 절차를 거쳐 동원됐다. 보고서는 학병 동원 대상자로 지목된 총 6,203명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4,385명이 군인으로 차출됐다며 이는 실질적인 강제동원이라고 지적했다. 학도병을 거부한 청년들은 군수공장 등지에 보내졌다. 보고서는 국가기록원 홈페이지(www.archives.go.kr)에서 볼 수 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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