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세탁기에 최대 50%, 태양광 전지 및 모듈에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세이프가드 조치를 최종 결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조치는 미국 내부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것으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강화 의지를 다시 한번 강하게 드러낸 결과로 보인다.
당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산 세탁기가 자국 산업 피해의 원인이 아니라고 진단하고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에서 한국을 제외할 것을 권고해 왔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 역시 과도한 보호무역은 일자리 및 투자를 감축시키는 등 되레 자국 산업에 독이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제현정 박사는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 결정은 미국의 특정 산업 및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과도한 조치로 보이며, 향후 다른 산업까지 보호조치 요구가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당장 국내 전자 및 태양광업계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직후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뉴스룸을 통해 “미국 소비자와 근로자에 큰 손실(loss)”이라며 이번 결정을 비판했고, LG전자 역시 자료를 배포하고 “매우 안타깝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한화큐셀과 LG전자,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등 국내 태양광 전지·모듈 업체들은 관세부과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 미국 태양광 시장 위축 등의 요인으로 향후 매출액 감소가 크게 우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부가 확실한만큼 우리 정부 역시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3일 열린 민관합동대책회의에서 “이번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는 급격한 수입의 증가, 심각한 산업피해, 인과관계 존재 등 발동요건을 전혀 충족하고 있지 않다”면서 WTO 제소로 대응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공개했다.
아울러 정부는 미국측에 양자협의를 즉시 요청해 보상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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