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에서는 ‘국수기행2’ 3부 ‘뜨거워도 좋아 차가워도 좋아’ 편이 전파를 탄다.
▲ 동치미국수
“나는 영감 따라 와서 산게 젤로 좋아“
섬진강 댐을 지나 한참을 올라가야 하는 전라북도 임실 산막마을. 10여 가구 남짓 사는 아주 작은 마을에 김순덕, 유시현, 김점이 세 할머니가 떴다! 이젠 집집마다 기름보일러를 때지만 평생 상수도도 안 나오고 차도 안 다니는 산골 오지생활에 익숙해 절약하는 게 습관이 된 할머니들. 오늘도 아궁이에 불 붙일 땔감을 찾아 산으로 간다.
나무를 하고 와 출출해진 할머니들은 국수로 끼니를 때우기로 하는데. 오래전 시아버지 때부터 땅에 묻어둔 독 안에 동치미를 담가두었다는 김순덕 할머니. 김장철마다 동치미를 꼭 담가 땅에 묻어두는데 추운 겨울철엔 동치미만한 반찬이 없단다. 며느리가 담근 것보다도 본인이 담근 동치미가 제일 맛있다는 할머니.
이 겨울, 살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국수의 맛은 어떨까?
▲ 김치헐랭이국수
“사람은 못 패도 제내들은 잘 패더라구“
강원도 홍천 팔봉산이 둘러싼 마을. 이수연(54) 엄순자(58) 부부는 길가에 쌓인 눈을 쓸면서도 장난이 멈추지 않는 연상연하커플이다. 부부는 자연이 좋아 6년 전 귀농했는데 솜씨가 좋아 뭐든 뚝딱 만들어내는 남편은 팔각정과 사랑채, 꽃차카페 등 지금 사는 집을 산에서 직접 나무를 구해다가 다 만들었다.
옛 것이 좋다는 아내는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메주를 쑤고 아직도 땅 속에 김치를 묻어두는 옛날 방식을 고집한다. 고향이 철원인 아내는 눈이 내려 도로가 막힌 날이면 꼭 고향 생각이 난다는데. 바로 잘 익은 묵은 지를 송송 썰어 넣고 푹 끓인 김치헐랭이국수다. 남들에겐 친절하면서도 본인에겐 엄격한 남편이 얄미워 가끔 티격태격도 하지만 뜨끈하고 얼큰한 김치헐랭이국수에는 마음껏 자연을 감상하며 마음 편히 살게 해준 남편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있다.
부부가 시골 사는 맛이 이런 게 아닐까?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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