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 등의 과세기준이 되는 전국 표준단독주택 공시 가격이 지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시도별로 보면 제주가 12.49% 상승해 가장 큰 폭으로 올랐으며 서울도 상승률이 8%에 육박하는 등 대부분의 지역이 상승했다.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전국적으로 각종 개발사업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단독주택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1일 기준 전국 표준단독주택 22만가구에 대한 공시 가격을 조사한 결과 평균 5.51% 올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2007년 6.06% 상승률을 기록한 후 11년 만에 최대치다. 전국 표준단독주택 공시 가격은 2007년 이후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2013년 이후 5년 연속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서울도 7.92% 올라 전년(5.53%) 대비 상승폭이 커지는 등 2007년(9.09%)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마포구가 11.47%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으며 이어 강남구(10.51%), 용산구(10.41%), 성동구(9.58%), 서초구(9.39%), 송파구(8.13%) 순으로 상승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저금리 기조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지역은 주변 개발사업과 상권 활성화 등으로 기존의 노후화된 단독주택을 상가나 다세대 주택으로 신축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공시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도봉구(5.01%)가 상승폭이 가장 작았으며 중랑구(5.17%), 노원구(5.24%), 구로구(5.33%), 강북구(5.6%) 등도 서울 전체 평균에 못 미쳤다.
시도 중에서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제주시다. 제주는 12.49% 올랐다. 다만 전년(18.03%) 대비로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부산(7.68%), 대구(6.45%), 세종(5.77%) 등도 전국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부산은 도시철도 개통과 각종 개발사업, 재개발·재건축 등이 단독주택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으며 대구는 경제자유구역 개발, 도시철도 개통, 주택정비사업 등의 영향으로 올랐다. 또 세종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과 인구유입에 따른 주택수요 증가가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대전(2.74%), 충남(3.21%), 경북(3.29%), 경남(3.67%) 등은 상승률이 전국 평균에 못 미쳤다.
시·군·구별로 살펴보면 제주 서귀포시가 13.28% 상승해 가장 크게 올랐다. 서귀포시는 제2신공항, 영어교육도시, 신화월드 개장 등 각종 개발 호재가 주택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이어 제주시가 12.08% 올라 두 번째로 크게 올랐으며 부산 수영구(11.82%), 대구 수성구(11.32%)도 상승폭이 컸다.
반면 경기가 좋지 않은 지역은 단독주택가격 상승률도 낮게 나타났다. 조선업 불황으로 부동산 시장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경남 거제시가 0.64% 올라 상승폭이 가장 낮았으며 울산 동구도 0.7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또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북구도 0.90% 오르는 데 그쳤다.
한편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약 396만가구에 이르면 개별단독주택 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며 재산세 등 각종 조세 및 부담금 부과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국토부는 이를 기초로 오는 4월30일 개별단독주택 가격을 공시할 예정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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