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美) 지식(識)은 자신을 드러내는 글 속에 있다’
이를 깨달은 작가들이 들려주는 솔직한 생각과 인생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어찌나 빠르게 지나가던지, 아침에 일어나 무심코 거울을 보니 머리가 꽤 길어 지저분해 보였다. 책 한 권을 챙기고, 항상 가던 헤어숍으로 출발했다. 헤어숍에 도착하니 언제나 친절한 직원분이 나를 반긴다. 직원분의 손에 이끌려 의자에 앉았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림에 적적한 시간, 손에 들고 있는 책보다 자연스레 눈에 띄는 건 ‘잡지’다. 나는 평소 여성 잡지, 남성 잡지를 가리지 않고 본다. 나이 들어 주책이라고? 뭐, 그리 보일 수도 있겠다.
잡지를 보는 이유는 단 하나, 나는 글쟁이를 넘어 텍스트 홀릭(Text holic)이기 때문이다. 잡지에는 살아있는 신선한 재료가 팔딱팔딱 움직여 “나 잡아가시오!”라고 소리치고 있다. 어떻게 그 싱싱한 글감의 재료들이 숨어있는 잡지를 열어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서론은 이 정도로 거두절미하고. 손에 든 두꺼운 잡지를 반으로 탁, 쪼개어 보니 역시 기가 막힌 재료가, 끝내주는 이야기가 내 눈에 들어온다. 배우 유준상 씨의 사랑스러운 아내로 잘 알려진 배우 홍은희 씨의 말이다.
“우리는 책 한 권의 가격에 비해 너무 많은 걸 얻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이 참 좋은데, ‘20대에 이걸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생기고요.”
책 한 권의 가격은 보통 1만원 중반에서 2만원 초반대로 형성되어 있다. 대부분 15,000원에서 18,000원 사이다. 도서 정가제 시행으로 “도리어 책이 팔리지 않는다.” “출판사가 망하고 있다.” “국민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며 아우성치고 있는 요즘, 홍은희 씨의 말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준다. 작가를 양성하는 직업을 가진 나는, 코칭 수업 때 항상 이런 말을 한다.
“책에는 작가의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두려움을 물리치고 글을 쓴 용기가 담겨 있습니다. 한 사람의 독자라도 읽어주길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책을 사는 것에 돈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사실, 책 한 권의 가격으로 한 작가의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것입니다.”
홍은희 씨의 말처럼 우리는 책 한 권의 가격에 비해 정말 많은 것을 얻는다. 콧수염 교수로 유명한 김동길 교수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책은 표지에 쓰여 있는 한 문장만 마음에 담을 수 있어도 그 값을 다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사서 읽다 보면 어떤 책은 흥미롭고, 어떤 책은 참 재미없다. 하지만 그 재미없는 책에서도 반드시 건질 것이 있다. 그러면 그걸로도 그 책은 충분한 값을 다한 것이다.”
김동길 교수의 말처럼 책 속의 한 문장만 건질 수 있다 해도 책은 그만큼의 가치를 다한 것이다. 언론사 기자들이나 광고 카피라이터들이 기사의 제목, 광고의 카피 한 문장을 위해 고심하는 모습을 생각한다면, 그 ‘한 문장’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이처럼 독자의 입장뿐만 아니라 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책의 가치는 특히나 그 빛을 발한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서두에 말한 것처럼 많은 재료, 즉 ‘사례’가 필요하다. 사례는 저자의 생각을 뒷받침해주며, 글의 흐름을 부드럽게 한다. 게다가 저자의 주장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드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재료다.
또한, 글쓰기는 무작정 달려들어 쓸 수 있는 행위가 아닌, 영감으로 인해 가슴에서 글이 쏟아지는 형태여야 한다. 책은 독자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작가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백 퍼센트 꺼내는 강력한 영감을 준다. 그것이 책이 지닌 힘이고, 에너지이다.
한 문장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책 한 권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된다. 책 한 권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인생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된다. 인생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수백 배로 펼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지금 당장 서점에 가서 책 한 권을 구입해보자. 책 한 권의 가격으로 저자의 인생을 사고, 그 기운을 가져라. 이 정도면 책이 아니라 로또가 아닌가!
이 글을 읽은 후 책을 펼쳐보게 될 당신은, 분명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힘을 갖게 될 것이다. 1만 5천원, 책 한 권에 담겨진 숨은 비밀은 이제 당신의 것이다.
글=책쓰기로 인생을 바꾸는 사람들(책인사), 대표 이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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