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업체인 퀄컴에 반독점법 위반으로 9억9,700만유로(약 1조3,1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 반독점 조사국은 24일(현지시간) 퀄컴이 2011~2016년 애플에 일종의 리베이트를 지불하는 대신 자사의 반도체를 독점 구입하도록 요구했다며 퀄컴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퀄컴이 애플에 지급한 돈은 단순히 반도체의 가격을 인하한 것이 아니다”라며 “경쟁 업체가 아무리 제품을 잘 만들어도 퀄컴에 대항하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퀄컴은 한국·중국·대만에서 반독점 위반 혐의로 총 26억달러(약 2조 7,8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WSJ는 이번 EU의 결정이 미국과 중국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애플과 퀄컴의 소송전에서 애플 측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퀄컴은 애플이 기술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도 퀄컴이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스마트폰 핵심 부품에 과도한 로열티를 물렸다며 맞소송에 나섰다. EU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애플의 주장을 인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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