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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찍어누르기'에 집값 주춤...상승불씨 이번엔 잡힐까

단기폭등 피로감까지 겹쳐 서울 상승률 0.01%P 하락

"강남수요 여전히 견고...추세적 내림세로 보기는 어려워

규제 사정권서 벗어난 단지로 매수불씨 옮겨 붙을수도"





“잠실주공 5단지는 최근에 워낙 단기 상승폭이 컸던데다 재초환 이슈로 확실히 타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송파구 잠실동 T 중개사 대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정부의 전방위 규제 영향으로 소폭 둔화됐다. 서울 강남 부동산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이어 재건축 가능 연한 강화, 재건축 부담금 시뮬레이션 공개 등 정부가 ‘융단폭격 식’으로 압박 카드를 쏟아내며 매수 심리 찍어누르기에 나선데다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급 대비 강남에 대한 수요가 견고한데다 재건축 규제 사정권에 벗어나 있는 아파트 단지로 매수 심리가 옮겨붙을 수 있다며 서울 집값이 추세적인 하락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5일 한국감정원이 1월 4주(1월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0.38%로 전주(0.39%)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주간 상승률로 지난 2013년 조사 이래 역대 최대 수준이던 지난주(0.39%)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상승세는 다소 주춤했다.

특히 그동안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던 송파구의 상승폭이 둔화됐다. 송파구 집값은 1월 둘째 주와 셋째 주 각각 1.1%, 1.39% 상승하며 두 주 연속 1%대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넷째 주 상승률은 0.67% 상승에 그쳤다. 서초구도 전주 0.81% 상승했지만 넷째 주 상승률은 0.78%로 소폭 하락했다. 양천구도 0.93%에서 0.89%로 줄었다.

한국감정원 측은 “그동안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재건축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로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송파구·서초구의 상승폭이 소폭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송파구에서 대장 격이라 할 수 있는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재건축 부담금 공개 이후 일부 매물을 중심으로 호가가 하락하고 있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전용 76㎡의 경우 최근까지 시세가 19억원 수준이었는데 이번 주 들어 호가가 2,000만~3,000만원 빠진 18억7,000만~8,000만원에 일부 매물이 나오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정부의 수요 억제 중심의 정책으로 서울 집값 상승률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앞으로 추세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멸실에 따른 대규모 이주가 예정돼 있는데다 강남 아파트에 입주하려는 대기 수요가 여전히 풍부하기 때문이다. 실제 감정원 주간 동향에서 송파구와 서초구는 주춤했지만 강남구·강동구 아파트 값은 여전히 견고한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구 아파트 값은 0.93% 올라 전주(0.75%)보다 커졌다. 특히 강동구는 일주일 새 0.76%나 올라 지난주(0.32%)보다 2배 이상 집값이 뛰었다.

풍선 효과에 의해 재건축 규제 사정권에 벗어나 있는 아파트로 수요가 옮겨붙어 이들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35㎡가 정부의 재건축 분담금 발표 다음 날인 22일 14억원에 실거래됐다. 동일한 면적이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11억2,000만원, 11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만에 3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신청, 올 3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여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적용 대상에서 벗어난 단지다. 재초환 이슈를 비켜가니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재초환 이슈와 상관없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는 지난주 23억7,000만원에 거래돼 두 달 전 대비 2억원 가까이 오른 상태다. 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초과이익환수제 대상에서 빠진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의 전용 84㎡는 33억~34억원, 전용 107㎡는 42억원에 달해 평당 1억원에 육박한다.

서경 부동산 펠로인 김시연 래미안114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오늘부터 재건축 아파트를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는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는데 반포 1·2·4주구에 매물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고 있다”며 “매도자들은 희소가치 때문에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이 아파트 가격 한 채에 맞먹을 정도로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심리 위축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며 “다만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가는 단지나 강남 새 아파트들로 오히려 수요가 몰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강보합을 보일 수는 있어도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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