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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가 재촉한 지구 ‘운명의 날’ 시계

美 핵과학자회 “지구 종말 2분 전”...1년 전보다 30초 앞당겨

인류 위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지구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의 분침이 ‘자정 2분 전’으로 앞당겨졌다.

미국 핵과학자회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명의 날 시계의 분침이 밤 11시 58분으로, 자정 2분 전을 가리키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년도의 ‘2분 30초 전’보다 30초 앞당겨진 것이다. 이는 자정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미·소 양국이 수소폭탄 실험에 나섰던 1953년과 동일하다.

사드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




핵과학자회는 다수의 과학자와 노벨상 수상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해마다 시간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더불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노선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했다.

핵과학자회는 성명을 통해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 프로그램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 같다”면서 “북한 스스로는 물론이거니와 주변 국가와 미국으로서도 큰 위험요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과 북한의 과장된 레토릭과 도발적인 행동들이 오판이나 사고에 의한 핵전쟁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운명의 날 시계는 원자폭탄을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 과학자들에 의해 고안됐다. 1947년 자정 7분 전인 11시 53분으로 처음 설정된 후 1953년 미국과 소련의 수소폭탄 실험으로 최악의 위기로 치닫는 상황에서 자정 2분 전까지 가까워졌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냉전이 종식돼 1991년에는 자정 17분 전인 11시 43분으로 늦춰지기도 하는 등 지금까지 20여 차례 조정됐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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