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테니스의 황제’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맞붙었던 정현(58위·한국체대)이 16강전부터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4강전부터는 부상이 악화해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사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은 26일(현지시간)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에서 “이미 경기 전에 오른쪽의 물집이 심해 생살이 나올 상황이었고, 왼쪽은 사정이 조금 나아 테이핑만 하고 출전했으나 왼발도 오른발 발바닥처럼 부상이 더 심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성적 목표는 달성한 만큼 부상 없이 올 시즌이 마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은 이날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의 높은 벽에 고전하다 1세트를 1-6으로 내주고, 2세트 게임스코어 2-5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했다. 정현은 게임스코어 1-4까지 벌어진 이후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고 왼쪽 발바닥 물집을 치료하는 등 힘겨운 모습을 보인 뒤 끝내 경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상대인 페더러는 경기 직후 코트 인터뷰에서 “(정현이) 2세트 들어 움직임이 둔화했다. 뭔가 문제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며 “나도 부상을 안고 뛰었을 때 얼마나 아픈지 안다. 멈춰야 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도 안다. 이렇게 결승에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다. 아쉽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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